[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이승연 인턴기자]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수익성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알파벳(Alphabet)이 나란히 클라우드 사업에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가 현금흐름에 미친 영향은 엇갈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잉여현금흐름을 기록한 반면 알파벳은 설비투자 부담으로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AI 투자 성과가 매출로 나타나고 있지만 투자 부담을 감당할 현금 창출력에서는 차이를 보인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은 28일(현지시간) 각각 2027 회계연도 1분기와 2026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두 회사의 실적은 모두 올해 7~9월을 대상으로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매출은 923억달러(123조3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59억달러(61조3000억원)로 21% 늘었다.
알파벳의 매출은 1276억달러(170조5000억원)로 2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06억달러(54조2000억원)로 30% 늘었다. 양사 모두 두 자릿수 매출·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애저 48%·구글 클라우드 103% 성장…AI 수요 확인
이번 실적에서 두드러진 공통점은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 매출은 331억6500만달러(44조3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 365 등 다른 서비스를 포함한 전체 클라우드 매출도 639억달러(85조4000억원)로 30% 늘었다.
기업 고객과 체결한 계약 잔액도 전년 동기보다 증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상업용 잔여수행의무(RPO)는 6770억달러(904조5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73% 늘었다. 이는 이미 체결한 계약에서 향후 매출로 인식할 금액으로, 중장기 사업 수요를 가늠하는 지표다.
알파벳의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307억900만달러(41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5억9400만달러에서 111억2100만달러(14조9000억원)로 세 배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23.7%에서 36.2%로 상승했다.
알파벳은 기업용 AI 인프라와 AI 솔루션 수요 확대가 클라우드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자체 개발한 텐서처리장치(TPU) 시스템 판매도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295억7000만달러를 웃돌았다.
◆현금흐름은 엇갈려…MS 186억달러·알파벳 -91억달러
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현금흐름에서는 차이가 나타났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에서 설비투자 지출을 뺀 금액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580억달러(77조5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데이터센터와 서버 등 유형자산을 확보하는 데 393억6700만달러(52조6000억원)를 지출했다. 이를 차감한 잉여현금흐름은 186억3300만달러(24조9000억원)를 기록했다.
유형자산에 지출한 현금은 전년 동기 193억9400만달러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이 설비투자 지출을 웃돌면서 플러스 잉여현금흐름을 유지했다.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잉여현금흐름은 시장 예상치인 85억4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반면 알파벳의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90억6500만달러(12조1000억원)를 기록했다. 영업활동으로 422억9000만달러(56조5000억원)의 현금을 창출했지만 데이터센터와 서버 등 유형자산 확보에 513억5500만달러(68조6000억원)를 지출한 결과다. 직전 분기에도 58억5500만달러의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을 기록한 데 이어 설비투자 지출이 영업현금흐름을 초과한 규모가 커졌다.
알파벳의 현금 유출 규모는 시장 예상보다 컸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이 집계한 알파벳의 잉여현금흐름 예상치는 마이너스(-) 3600만달러였다. 실제 유출액은 이를 약 90억달러 웃돌았다.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에도 AI 인프라 구축에 따른 지출이 단기 현금흐름을 압박한 것이다.
◆AI 투자 경쟁 지속…국내 반도체 수요 확대 기대
두 회사는 향후에도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알파벳 경영진은 2027년 설비투자가 올해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다음 분기 애저 매출 증가율을 49~50%로 제시하며 클라우드 수요 확대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 반응은 엇갈렸다.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3% 넘게 상승했다. 반면 알파벳 주가는 10% 넘게 하락했다. 알파벳은 전체 매출과 주당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주당순이익에는 지분 투자자산 평가손실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예상보다 큰 현금 유출이 투자심리에 부담을 더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는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긍정적인 수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와 AI 서버 구축이 늘어나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빅테크의 현금흐름 부담이 장기화할 경우 설비투자 확대 속도가 둔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증가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로서는 빅테크의 투자계획뿐 아니라 실제 집행 규모와 현금 창출력 변화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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