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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률8%에 실적 리픽싱…가혹해진 프리IPO 조건
최유라 기자
2026-10-30 07:00:00
볼크 인수로 외형 키웠지만 드론 매출↓…매출 달성률·군집비행 비중 따라 전환가액 조정
이 기사는 2026-10-29 07:0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진규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 본부장(왼쪽)과 김영준 파블로항공 의장이 1월 전략적 지분투자 계약 체결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제공=대한항공)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대한항공이 투자한 군집드론 기업 파블로항공이 상장 재도전을 앞두고 기업가치 사수 부담을 안게 됐다. 올해 초 제시한 매출 목표 1200억원은 정부 드론 예산 집행 연기 등으로 달성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태다. 연초 유치한 프리IPO 투자에는 올해 매출 계획 달성률에 따라 전환가액을 조정하는 리픽싱 조항이 붙어 있어 올해 실적이 기업가치를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블로항공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09억원으로 전년 91억원보다 19.9% 증가한 반면 영업손실은 145억원에 달했다.


2025년 인수한 볼크 실적은 같은 해 10월부터 연결 실적에 반영됐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볼크를 연초부터 합병한 것으로 가정할 경우 파블로항공의 매출은 392억원으로 전년보다 331.7% 늘어나게 된다. 볼크 인수에 따른 외형 확대 효과가 상당하지만 정작 파블로항공의 드론 사업 매출은 2024년 91억원에서 2025년 75억원으로 17.5% 감소했다. 인수로 연결 매출 규모를 키운 것과 별개로 기존 드론 사업의 매출 기반을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올해 매출 성장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투자 조건에 있다. 파블로항공은 지난해말부터 올해 초까지 세 차례에 걸쳐 주당 242만8699원에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110억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에는 대한항공과 LIG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IBK캐피탈이 공동 운용하는 방산혁신펀드 등이 참여했다. 이번 투자로 누적 조달 규모는 1075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번 발행분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배당 조건이다. 2023년까지 발행한 1~5종 우선주의 배당률은 모두 연 1%였지만 이번에는 연 8%로 높아졌다. 배당은 누적 방식으로, 해당 연도에 배당하지 못하더라도 미지급분이 누적돼 추후 지급 의무가 남는다. 회사가 배당을 시작하면 투자자는 누적된 미지급 배당을 우선적으로 받고 이후 잔여 이익을 보통주 주주와 나누는 구조다. 이에 따라 상장 전까지 손실이 이어져 배당을 지급하지 못하면 향후 지급해야 할 배당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상장 공모가에 따라 전환가액을 조정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공모가에 일정 비율을 적용한 금액이 기존 전환가액보다 낮으면 전환가액을 낮추는 방식이다. 이번 발행분에는 70% 또는 80%를 기준으로 삼는 조건이 적용됐다. 만약 공모가가 낮게 형성돼 전환가액이 하향 조정되면 투자자가 보통주로 전환할 때 받는 주식이 늘어 창업자를 비롯한 기존 주주 지분율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매출계획 달성률과 군집비행 매출 비중에 따라 전환가액을 조정하는 리픽싱 조항이 새롭게 들어갔다. 공모가뿐 아니라 매출 성과와 사업 구성까지 전환가액 조정 조건에 반영한 것이다. 다만 계약상 기준이 되는 매출계획의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회사 측은 "투자 계약이 투자 시점과 목적에 따라 개별적으로 체결돼 세부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파블로항공이 대외적으로 제시한 매출 목표와 실제 투자계약상 기준을 직접 연결하기는 어렵다. 이원찬 파블로항공 대표이사는 올해 2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올해 연매출 1200억원을 제시했지만, 회사 측은 이를 정부 예산과 주요 프로젝트 추진 계획, 시장 기대 등을 반영한 대외 목표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매출 목표가 대외 환경 변화에 맞춰 얼마나 조정됐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매출 성장을 뒷받침할 정부 사업의 집행 속도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 만큼 매출 실현 시점과 성장 속도에도 조정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드론 사업 매출이 75억원 수준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볼크 인수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드론 사업 매출 규모를 1200억원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파블로항공 측은 "드론 관련 정부 예산의 집행 연기와 일부 사업의 규모 및 추진 일정 조정 등 대외 사업환경에 변화가 발생 함에 따라 현재 주요 사업의 매출 실현 시점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며 "변화된 사업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실질적인 사업 성과 창출과 안정적인 매출 기반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파블로항공은 올해 매출이 전년보다 늘고 있고 투자계약상 의무도 이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내년 1분기 상장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볼크로 키운 외형과 별개로 본업인 군집드론 매출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파블로항공 관계자는 "각 투자자와 맺은 계약조건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다"며 "내년 1분기 상장을 위한 준비는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블로항공 실적·볼크 합병 효과.(그래픽=오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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