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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4배 뛴 앤트로픽…IPO 신고서에 드러난 AI의 명암
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이수민 인턴기자
2026-10-27 14:52:19
올해 상반기 매출만 162억달러, 전년동기 대비 14배↑...인프라 투자·기술 경쟁·보안 부담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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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클로드 홈페이지)

[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이수민 인턴기자] 앤트로픽이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에 나서면서 AI 산업의 명암이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났다. 공개된 상장신고서에는 매출 급증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성장 가능성뿐 아니라, 수백조원대 인프라 투자와 보안·저작권 문제 등 AI 산업이 해결해야 할 위험요소도 담겼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 신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은 162억8600만달러(21조579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4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6억9300만달러(9182억원)로 67.5% 감소했다.


앤트로픽의 성적표는 AI 산업의 명암을 보여준다. 기업 고객 확대와 연산 효율 개선으로 수익성은 높아졌지만, 막대한 고정 투자비가 존재한다. 금융권과 반도체 공급업체도 이러한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 매출 14배·분기 첫 흑자…장기 계약은 부담


앤트로픽의 2025년 연간 매출은 45억8500만달러(6조751억원)였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매출의 3.6배를 벌어들였다. 기업들의 AI 도입과 기존 고객의 사용 확대가 성장을 뒷받침했다.


앤트로픽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최근 1년간 10만달러(1억3257만원) 이상을 지출한 고객은 1만1900곳 이상이다. 이 가운데 100만달러(13억2570만원) 이상을 지출한 고객은 1900곳 이상, 1000만달러(132억5900만원) 이상은 약 250곳이다.


앤트로픽 내부 코드 작성량도 클로드가 이미 90% 이상을 차지했다. 현재 모델이 다음 세대 모델 개발을 돕고, 새롭게 개발된 모델이 다시 후속 모델의 개발 속도를 높이는 ‘클로징 더 루프(Closing the Loop)’ 방식이 사용되고 있다.


이에 수익성도 개선됐다. 상반기 컴퓨팅·인프라 비용은 89억4500만달러(11조8521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8배 늘었지만, 매출이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매출 대비 해당 비용 비중은 201%에서 55%로 낮아졌다.


◆ 장기 컴퓨팅 계약 부담…빠른 모델 교체·전력 확보도 변수


장기 투자 부담은 여전하다. 지난 6월 말 기준 현금·현금성자산·단기투자자산은 1316억5100만달러(174조4376억원)다. 그러나 향후 여러 해에 걸쳐 이행해야 할 대규모 컴퓨팅 계약이 있다.


아마존과 올해 5월부터 2036년 4월까지 최소 1100억달러(145조7500억원)의 컴퓨팅 계약을 맺었다. 브로드컴 관련 장비의 예상 임차료도 약 1612억달러(213조5900억원)에 달한다. 일부 계약은 사용량과 무관하게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브로드컴 관련 장비의 금융리스 임차료도 계약 기간 전체에 걸쳐 이자를 제외하고 약 1612억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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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주요 실적 현황 (그래픽=김수진 기자)

앤트로픽의 올해 3분기 매출 중 80% 이상은 출시된 지 6개월 이내인 모델에서 발생했다. 오픈AI와 구글 등 경쟁사도 신형 모델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어 AI 개발사들이 연구개발 투자를 멈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앤트로픽은 여러 단계를 거쳐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가 일반 챗봇보다 많은 연산 자원을 소비한다고 밝혔다. AI 활용이 늘더라도 연산을 처리하는 비용이 더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력 확보도 AI 산업 전반의 문제다. 앤트로픽은 미국 등 여러 지역의 전력망이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발전소와 송전망을 증설하더라도 데이터센터를 전력망에 연결하려면 수년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일부 데이터센터는 전력망 대신 자체 천연가스 발전시설을 활용할 계획이지만, 이 경우 연료 가격 상승과 공급 중단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 게다가 일부 미국 지방정부는 환경·안전 문제로 데이터센터 건설 제한 조치를 검토하거나 시행하고 있다.


◆ 보안·저작권 위험…금융·반도체 공급망에도 영향


AI 안전성도 문제다. 앤트로픽은 모델이 인간의 의도와 다르게 행동하거나 감독 체계를 우회할 가능성을 신고서에 명시했다. 실제 시험 환경에서는 초기 모델이 허가받지 않은 외부 시스템에 접근한 사례도 확인됐다.


외부 평가기관이 구성한 시험 환경에서는 설정 오류로 모델이 인터넷에 연결됐고, 모델 4개가 실제 제3자 시스템에 무단 접근한 사례도 공개됐다. 회사는 관련 피해 당사자에게 해당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잘못된 의료·금융 판단이나 사이버 공격으로 피해가 발생하면 개발사와 사용자 중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앤트로픽은 대형 AI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업계 전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의 손해배상이 발생할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사진=딜사이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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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 위험은 금융권으로…반도체 공급망도 변수


장기 인프라 계약과 자금조달은 서로 연결돼 있다.


AI 개발사들은 반도체 생산과 데이터센터 건설에 수년이 걸리는 만큼 실제 사용량을 예측해 장기 계약을 맺는다. 앤트로픽은 AI 기업의 매출 부진이 장비 임대료 지급과 금융계약 이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앤트로픽은 지난 6월 말 기준 구글·아마존·브로드컴 관련 금융약정에서 총 770억달러(102조250억원)의 미사용 한도를 확보했다. 브로드컴 관련 일부 약정에는 실적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적용 금리가 연 9%에서 13%로 높아지는 조항도 포함됐다. 성장세가 둔화하면 자금조달 조건도 불리해질 수 있는 구조다.


반도체 공급망의 집중도 역시 위험 요인이다. 앤트로픽은 최첨단 AI 반도체 생산능력이 대만 TSMC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의 지정학적 갈등이나 자연재해, 전력·용수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세계 AI 반도체 공급에 장기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고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고대역폭메모리(HBM) 주요 제조사로도 명시했다. 국내 업체에 AI 투자 확대는 기회지만, 자금조달이나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되면 반도체 발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IPO 신고서는 앤트로픽 한 기업의 위험만을 보여주는 자료는 아니다. AI 서비스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동시에 모델 교체 주기가 짧아지고, 전력과 반도체 확보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해지는 산업 구조가 위협 요인임을 상기시켜준다. 특히 AI 산업이 성장할 가능성만큼이나 투자한 자본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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