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민 인턴기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민간임대아파트 시행사 4곳의 부당광고를 제재했다. 이들은 아파트 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지 않은 사실을 숨기고 예비 임차인을 모집했다. 이 가운데 3곳은 회원 모집률이 30% 안팎임에도 '마감임박'이라고 광고했다.
공정위는 26일 드림하우징, 베네치아, 해성산업개발, 에이엠디 등 4개 시행사의 부당광고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공표명령 등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추진한 아파트는 총 4494세대 규모다. 공정위는 앞서 받은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드림하우징과 대표자는 고발했다.
내년부터는 회원 모집 자체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다. 2027년 3월 9일부터 법정 요건을 갖추지 않은 민간임대아파트 사업의 예비 임차인 모집은 금지된다.
◆ 사업 승인 전에 회원 모집…회비는 건설비로
이들 시행사는 회원을 먼저 모집한 뒤 협동조합을 구성해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아파트는 회원을 먼저 모집한 뒤 협동조합을 구성해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주택법 제15조에 따르면 30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관할청의 사업계획 승인을 받아야 건설에 착수할 수 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4개 시행사는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기 전에 회원들과 가입계약을 체결했다. 회원들은 계약금과 중도금 등을 회비로 납부했고, 시행사들은 이 돈을 아파트 건설 사업비로 사용했다.
사업장은 경기 광주시 드림시티 1902세대, 대전 중구 벽산블루밍 301세대, 경기 남양주시 메르디앙 더 퍼스트 783세대, 경기 고양시 일산 더 센트럴·대우엘크루 1508세대다. 모두 회원 모집 광고 당시 사업계획 미승인 상태였다.
시행사들은 유튜브와 블로그, 현수막 등에 아파트 조감도와 단지·동호수 배치도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사업계획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은 알리지 않았다. 공정위는 표시광고법 제3조를 근거로 이러한 행위가 소비자의 합리적인 계약 판단을 방해한다고 봤다.
◆ 모집률 28~34%인데 '마감임박'…계약 서두르게 유도
공정위에 따르면 드림하우징은 2025년 6월10일 기준 예정 1902세대 중 613명(32.2%)을 모집했다. 베네치아는 같은 해 10월17일 기준 301세대 중 101명(33.6%), 해성산업개발은 9월12일 기준 783세대 중 222명(28.4%)에 그쳤다.
세 회사 모두 예정 세대수의 약 70%에 해당하는 회원을 더 모집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유튜브와 블로그, 현수막 등에 '마감임박'이라는 문구를 내걸어 계약할 기회가 얼마 남지 않은 것처럼 홍보했다.
공정위는 이런 광고가 소비자의 계약을 재촉해 인허가 여부 등을 확인할 기회를 줄인다고 봤다. 이에 표시광고법 제3조 제1항 제1호의 거짓·과장광고로 판단했다.
◆ 명령 불이행 대표 고발…내년부터 모집 제한
공정위는 베네치아와 에이엠디에 시정명령과 회원 통지명령, 공표명령을 내렸다. 해성산업개발에는 올해 4월29일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점을 고려해 회원 통지명령을 제외했다. 다만 승인 이전의 부당광고에 대한 시정명령과 공표명령은 부과했다.
드림하우징은 지난 2월10일 이미 시정명령과 회원 통지명령, 공표명령을 받았지만 이행하지 않았다. 이에 공정위는 이번에 법인과 대표자를 고발했다.
지난 9월 개정된 민간임대주택법은 2027년 3월9일부터 시행된다. 개정법에 따르면 민간 시행사는 임대사업자와 공급할 주택을 등록해야 예비 임차인을 모집할 수 있다. '회원'이나 '투자자'라는 이름으로 모집해도 규제 대상이 된다.
개정법은 시행일인 2027년 3월9일 당시 회원을 모집 중인 사업에도 적용된다. 기존에 모집을 시작했다는 이유만으로 새로운 규제를 피할 수 없다.
다만 이번 제재와 법 개정만으로 기존 회원들의 계약금 반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공정위는 회원들이 납부한 회비의 전체 규모나 반환 현황을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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