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이수민 인턴기자] 스페이스X가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도 약 13조원 규모의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을 기록했다. 테슬라 역시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가운데 반도체와 로봇 사업에 대한 추가 투자를 예고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테슬라는 하루 뒤인 21일 각각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스페이스X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1% 증가한 반면 테슬라는 제자리걸음이었다.
두 회사는 합병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머스크는 장기적으로 1000억달러(132조5200억원) 이상이 들 수 있는 반도체 생산시설 테라팹(Terafab)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전력설비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 AI 매출 9배 증가한 스페이스X…투자비가 현금창출액 앞질러
지난 20일(현지시간) 스페이스X가 발표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145억7500만달러(19조315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6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7억9100만달러(3조6990억원)로 흑자 전환했다. 순이익도 전년 동기 10억5400만달러(1조3970억원) 적자에서 44억400만달러(5조836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기존 주력 사업인 스타링크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통신 부문 매출은 52억4800만달러(6조955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3억6700만달러(3조1370억원)로 99%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약 45%로, 전체 영업이익의 약 85%를 차지했다.
AI 사업도 빠르게 성장했다. 슈퍼인텔리전스(SI) 부문 매출은 75억6000만달러(10조2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30% 급증했다. 지난해 3분기 17억2200만달러(2조2820억원)였던 영업손실이 올해는 4억3100만달러(5712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바뀌었다. 클라우드 계약 확대와 커서(Cursor) 인수, 그록(Grok) 이용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설비투자가 급증했다. 3분기 전체 설비투자액은 195억9300만달러(25조9650억원)로, 이 가운데 약 84%가 SI 부문에 집중됐다. AI 데이터센터와 연산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한 투자다.
3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96억3100만달러(12조7813억원)였지만, 설비투자는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이에 잉여현금흐름은 약 99억6200만달러(13조2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스페이스X는 올해 연간반복매출(ARR) 목표를 1000억달러(132조5200억원)로 제시했다. 머스크는 2027년 말 ARR이 5000억~1조달러(662조6000억~1325조2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AI 연산설비를 3분기 말 1.7기가와트(GW)에서 2027년 말 약 13GW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 테슬라는 영업이익 반토막…현금흐름도 악화
하루 뒤인 지난 21일(현지시간) 테슬라도 3분기 매출은 280억4600만달러(37조1700억원)로 전년 동기와 비슷했다. 매출총이익은 약 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억1800만달러(9515억원)로 56% 감소했다.
3분기 차량 인도량이 48만6532대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고, 자동차 부문 매출도 205억6000만달러(27조2500억원)로 3% 줄었다. 주력 사업인 전기차 판매가 정체된 탓이다.
연구개발비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테슬라의 3분기 연구개발비는 27억6100만달러(3조66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대부분 자율주행 AI와 로봇 등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였다.
잉여현금흐름은 흑자로 돌아섰다. 3분기 잉여현금흐름은 15억3100만달러(2조300억원)로, 전분기 10억9200만달러(1조4470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전년 동기보다 약 62% 감소했다. 설비투자액이 22억4800만달러(2조9774억원)에서 47억3200만달러(6조2710억원)로 두 배 이상 증가한 탓이다.
테슬라는 올해 연간 설비투자 계획을 기존 250억달러에서 200억달러(26조5000억원)로 낮췄다. 다만 머스크는 향후 AI 컴퓨팅 설비와 반도체 생산시설 구축이 본격화하면 투자비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 1000억달러 테라팹 누가 부담하나…합병 논의도 변수
머스크는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는 ‘테라팹’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반도체 업체의 생산능력만으로는 장기적으로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머스크는 20일(현지시간) 스페이스X 어닝콜에서 2027년 5~6월 텍사스 오스틴 연구시설에서 시험용 칩을 만들고, 2028년 하반기에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장기적으로 필요한 투자비가 1000억달러(132조73000억원)를 넘어설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합병 논의도 진행 중이다. 머스크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스페이스X 어닝콜에서 두 회사가 독립 사외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통해 합병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반도체 기업에는 기회인 동시에 위기다. 스페이스X가 AI 연산시설을 확대하면 GPU에 탑재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HBM와 서버용 D램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7월 테슬라와 22조7648억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테라팹이 장기적으로 자체 생산에 성공하면 향후 파운드리 추가 수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력설비 분야도 주목할 만하다. AI 데이터센터가 늘면 대규모 전력을 공급하는 초고압 변압기와 서버에 전력을 공급하는 배전반 수요가 함께 증가한다. 미국에서 변압기를 생산하는 HD현대일렉트릭과 북미 데이터센터용 전력설비를 공급하는 LS일렉트릭이 수혜 후보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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