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이승연 인턴기자] 메타가 인공지능(AI) 설비투자 전망을 높이며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재확인했다. 빅테크의 AI 인프라 확충이 이어지면서 국내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대규모 투자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와 법적 비용 부담은 투자 지속성을 좌우할 변수로 떠올랐다.
◆매출 26% 증가…AI 설비투자 최대 1450억달러
메타는 21일(현지시간) 발표한 2026년 3분기 실적에서 매출 646억100만달러(90조4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규모로, 시장 예상치인 약 633억달러를 웃돌았다.
영업이익은 129억8800만달러(18조2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같은 기간 40%에서 20%로 하락했다. 청소년 정신건강 관련 소송 합의에 따른 일회성 비용 98억9000만달러가 반영된 영향이 컸다. 해당 비용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228억8000만달러(32조원)로 전년 동기보다 증가했다.
시장의 관심은 설비투자 전망에 집중됐다. 메타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기존 1300억~1450억달러에서 1350억~1450억달러(189조~203조원)로 조정했다. 전망치 상단은 유지했지만 하단을 50억달러 높였다.
3분기 설비투자는 금융리스 원금 상환액을 포함해 349억1000만달러(48조900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93억7000만달러와 비교하면 약 80% 증가한 규모다. 메타는 내년에도 AI 인프라 투자를 적극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메타는 AI 기반 추천 시스템 개선과 광고 효율 향상이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도 AI 투자가 성과를 내고 있으며 핵심 사업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AI 투자 확대에 HBM 수요 기대…K반도체 수혜는
메타의 설비투자 확대는 국내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긍정적 요인이다. AI 데이터센터 증설이 가속기와 서버 발주 증가로 이어지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 데이터 저장에 쓰이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역시 수혜가 기대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를 메모리 수요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 제시해 왔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AI 인프라 투자와 에이전트형 AI 확산에 따라 서버용 D램과 HBM, 기업용 SSD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부가 메모리 제품의 판매 비중을 높이고 차세대 HBM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7월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메모리 추가 공급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고객사들과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AI 메모리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메타의 설비투자 확대가 곧바로 국내 반도체업체의 수주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설비투자에는 반도체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네트워크 인프라 등 다양한 항목이 포함된다. 실제 수혜 규모는 AI 가속기 공급망과 메모리 탑재량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잉여현금흐름 적자에 무의결권 주식까지…투자 지속성 변수
빅테크의 AI 투자가 얼마나 지속될지도 관건이다. 메타가 막대한 비용 부담으로 향후 투자 속도를 조절한다면 국내 반도체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메타의 대규모 AI 투자는 현금흐름에 부담을 주고 있다. 회사의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27억9000만달러(45조9000억원)를 기록했지만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21억2000만달러(3조원)로 전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6억3000만달러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메타는 9월 말 기준 현금과 현금성자산, 유가증권을 합쳐 824억5000만달러(115조4000억원)를 보유하고 있어 당장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
메타는 이날 향후 자금조달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무의결권 클래스C(Class C) 보통주 신설 계획도 발표했다. 기존 주주에게 보유 주식 1주당 클래스C 주식 1주를 배정할 예정이며, 신설 효력 발생일은 내년 1월 19일이다. 의결권이 없는 주식을 추가 발행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 저커버그 CEO의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자금조달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법적 비용 부담은 또다른 변수다. 미국 뉴멕시코주 법원은 21일(현지시간) 메타에 개인정보 보호 관련 소송으로 250억달러(35조원)의 민사 제재금 지급을 명령했다. 이번 제재금은 3분기 실적에 반영된 청소년 정신건강 관련 소송 합의 비용과 별개다. 메타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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