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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에 지갑 연 은행들…고객정보 보호엔 '온도차'
이세정 기자
2026-10-09 07:30:00
전산비 10.9% 늘었지만 신한·우리 보안 집행액 감소…국민·우리 646억 미집행
이 기사는 2026-10-08 16:04:28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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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챗GPT)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은행들이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에 전산 관련 지출을 늘리는 사이 일부 은행에서는 편성한 정보보호 예산의 절반 가까이가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지난해 사용하지 않은 정보보호 예산은 두 은행에서만 646억원에 달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전산비가 증가했지만 정보보호 집행액은 오히려 감소했다. 최근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은행권의 보안 투자 우선순위와 집행 실효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해 정보보호 예산 집행액과 집행률은 은행별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편성한 예산의 40% 이상을 사용하지 않았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정보보호 집행액이 전년보다 감소했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정보보호 집행액은 393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가액은 약 16억원이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465억원에서 530억원으로 14.1% 늘었다. 반면 신한은행은 348억원에서 317억원으로 9.1% 감소했고, 우리은행 역시 448억원에서 423억원으로 5.6% 줄었다.


예산 집행률에서는 차이가 더욱 두드러졌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정보보호 예산으로 약 676억원을 편성했지만 실제 집행액은 393억원으로 집행률이 58.1%에 머물렀다. 편성한 예산 가운데 약 283억원을 사용하지 않은 셈이다. 우리은행도 약 787억원의 예산 중 423억원을 집행하는 데 그쳐 집행률이 53.8%에 불과했다. 미집행액은 약 363억원에 달한다. 두 은행의 미집행 예산을 합치면 약 646억원이다.


신한은행의 정보보호 예산 집행률도 69.9%에 그쳤다. 하나은행은 편성한 예산을 모두 집행해 100%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정보보호 예산 자체를 전년보다 9.8% 줄였다. 정보보호 집행액은 전년보다 늘었지만 예산 편성 규모는 축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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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별 정보보호 집행액(그래픽=챗GPT)

정보보호 예산 집행이 이처럼 엇갈린 것과 달리 은행권의 전산 관련 지출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4대 시중은행 중 하나은행을 제외한 3개 은행의 올해 상반기 전산업무비(전산운용비) 합계는 2965억원으로 전년 동기(2673억원) 대비 10.9%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합계도 5577억원으로 전년보다 9.5% 늘었다.


특히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해 전산비가 각각 11% 안팎 증가했지만 정보보호 집행액은 감소했다. 시스템 운영과 유지보수 등에 투입하는 비용은 늘린 반면 정보보호 분야의 실제 지출은 줄어든 것이다. 두 은행의 지난해 순이익도 각각 799억원, 4648억원 증가했다. 실적 개선과 전산비 증가에도 정보보호 집행액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셈이다.


다만 우리은행 측은 “프로젝트 이월과 실제 완료에 따른 집행 시점 차이가 발생할 수 있고, 그룹 차원의 IT거버넌스 출범으로 아웃소싱 주던 비용이 인소싱으로 바뀐 영향도 집행률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전산업무비·전산운용비를 별도로 표시하지 않는다. 대신 시스템 관련 자산 취득액에서 투자 확대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소프트웨어·시스템개발 취득액은 총 173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1.9% 증가했다. 시스템개발비가 167.2% 불어난 영향이 컸다. 해당 금액은 자산 취득액으로 다른 은행의 전산 운영비와 직접 비교할 수 없지만, 시스템 구축에 투입한 자금이 크게 늘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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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별 전산운영비 추이(그래픽=챗GPT)

은행권의 전산 관련 지출 확대는 비대면 금융서비스 고도화와 인공지능 전환(AX) 흐름과 맞물려 있다. 관리비 항목인 전산비에는 통상 IT 시스템 유지보수와 외주 용역, 소프트웨어 이용료, 보안 솔루션 운영 등 시스템 운영·유지와 관련된 비용이 포함된다. AI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와 고객 상담 등 신규 서비스를 구축하면 초기 개발비뿐 아니라 이후 운영과 유지보수에 따른 비용도 발생한다.


실제 주요 은행들은 지난해부터 AI 플랫폼과 업무 자동화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5월 KB금융지주 및 계열사와 협업해 AI 에이전트 개발 환경을 제공했으며, 신한은행은 같은 해 9월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사업에 착수했다. 하나은행은 생성형 AI 혁신금융서비스 구축을 위한 제안 공고를 냈고, 우리은행은 AI 개발 지원 플랫폼을 구축했다.

관련 투자 확대는 무형자산 취득액과 상각비에서도 일부 확인된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무형자산 취득액은 1027억원으로 전년 대비 26.4%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무형자산 취득액이 350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취득액인 2609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무형자산상각비도 1716억원으로 전년보다 23.1% 증가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각각 1455억원, 325억원으로 9.3%, 14.0% 늘었다. 무형자산에는 AI 사업 외의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도 포함되지만, 전산 관련 투자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전산 운영과 시스템 구축에 상당한 자금을 투입하는 동안 정보보호 분야에서는 집행액 감소와 대규모 예산 미집행이 동시에 나타났다. 특히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편성한 보안 예산의 40% 이상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와 해당 예산이 어떤 사업에 배정됐는지가 관건이다.


정보보호 예산의 미집행은 사업 일정 지연이나 투자 계획 변경 등에 따라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집행하지 않은 예산이 보안 솔루션 도입이나 취약점 개선, 접근통제 강화 등 어떤 사업에 배정됐는지에 따라 의미는 달라진다. 편성한 예산이 실제 보안 체계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한 이유를 따져봐야 하는 대목이다.


최근 주요 은행에서 잇따른 고객정보 유출 사고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더욱 키우고 있다. 신한은행에서는 대출모집인 조회 서비스를 통해 약 2만5000명의 고객정보가 노출됐고, 국민은행에서는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을 통해 119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하나은행에서도 외부 영업지원 시스템(ODS)을 통한 89명의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 사고가 정보보호 예산 미집행에서 비롯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은행들이 전산 관련 지출을 확대하고도 고객정보를 다루는 일부 시스템에서 허점을 드러냈다는 점은 보안 투자 실효성에 의문을 남긴다. 인증과 접근 권한 관리, 이상 조회 탐지 등 기본적인 통제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전산 지출을 늘려도 정보유출 위험을 막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고객정보 유출 사고를 계기로 보안 투자 규모뿐 아니라 실제 집행 내역과 방어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편성한 정보보호 예산의 절반 가까이를 사용하지 않은 은행들이 어떤 사업을 미뤘고, 해당 예산을 어떻게 처리했는지가 보안 투자 실효성을 판단할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은행들이 디지털 전환에 돈을 많이 쓴다는데, 정보보호 예산은 왜 제대로 안 쓰이는 거야?
은행들이 AI와 디지털 전환을 위해 전산 관련 지출은 늘리고 있지만, 일부 은행의 정보보호 예산 집행은 저조한 상황이에요.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지난해 정보보호 예산 미집행액을 합치면 약 646억원에 달해요. 특히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전산비는 증가했지만, 정보보호 집행액은 오히려 전년보다 감소했어요.
은행별로 정보보호 예산 집행 현황이 어떻게 달라?
은행마다 예산 집행률과 증감 추이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요. 국민은행은 지난해 정보보호 예산 약 676억원 중 393억원을 집행해 집행률 58.1%를 기록했어요. 정보보호 집행액은 전년 대비 4.1% 증가한 393억원이에요. 우리은행은 약 787억원의 예산 중 423억원을 집행해 집행률 53.8%에 머물렀고, 정보보호 집행액은 전년 대비 5.6% 감소한 423억원이었어요. 신한은행은 정보보호 집행액이 348억원→317억원으로 9.1% 감소하며 집행률 69.9%를 기록했어요. 하나은행은 정보보호 예산 자체를 전년보다 9.8% 줄였지만, 집행액은 465억원→530억원으로 14.1% 늘어나며 집행률 100%를 기록했어요.
전산비는 늘어나는데 왜 자꾸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는 거야?
은행들이 AI 플랫폼 구축 등 디지털 전환을 위해 전산 지출과 무형자산 취득을 늘리고 있지만, 보안 투자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어요. 4대 시중은행 중 하나은행을 제외한 3개 은행의 올해 상반기 전산업무비 합계는 2965억원으로 전년 동기 2673억원 대비 10.9% 증가했어요. 또한 국민은행의 지난해 무형자산 취득액은 1027억원으로 전년 대비 26.4% 증가했어요. 이러한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최근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랐어요. 신한은행에서는 대출모집인 조회 서비스를 통해 약 2만5000명의 고객정보가 노출됐고, 국민은행에서는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을 통해 119명의 정보가 유출됐어요. 하나은행에서도 외부 영업지원 시스템(ODS)을 통해 89명의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어요.
우리은행은 정보보호 예산 집행률이 낮은 이유가 뭐야?
우리은행은 프로젝트 이월이나 집행 시점의 차이, 그리고 IT 거버넌스 변화에 따른 비용 구조 변화 때문이라고 설명했어요. 우리은행 측은 “프로젝트 이월과 실제 완료에 따른 집행 시점 차이가 발생할 수 있고, 그룹 차원의 IT거버넌스 출범으로 아웃소싱 주던 비용이 인소싱으로 바뀐 영향도 집행률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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