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이수민 인턴기자] 현대차의 판매는 꺾였지만 기아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현대차는 신차 공백과 해외 판매 부진이 겹친 반면 기아는 전기차·하이브리드 신차 효과를 봤다.
2일 공개된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자료에 따르면 현대차의 9월 글로벌 도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6.0% 감소한 30만7998대에 그쳤다. 반면 기아는 5.1% 증가한 28만1984대를 기록했다. 3분기 전체로도 현대차는 11% 줄었지만 기아는 8% 늘었다.
반면 증권가는 현대차의 부진보다는 로봇을 다음 성장동력으로 주목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미국 자동차 공장에서 실제 제조 작업을 배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주춤할 때 기아는 신차 효과
2일 현대차와 기아에 따르면 현대차의 9월 글로벌 도매판매는 30만7998대로 전년 동월보다 16.0% 감소했다. 내수는 25.7%, 해외는 13.9% 줄었다. 3분기 전체 판매도 전년 동기보다 11%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가 투싼 모델 변경을 앞둔 대기수요와 기존 전기차 노후화, 유럽 판매 부진이 겹쳤다고 봤다. 이에 신영증권은 현대차가 올해 연간 판매 400만대를 지키지 못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기아의 9월 글로벌 도매판매는 28만1984대로 5.1% 증가했다. 3분기 판매 역시 8%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기아의 EV5와 PV5 등 신형 전기차가 판매를 받쳤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판매에서 기아가 앞서고 있지만, 증권가는 현대차그룹의 또 다른 카드에 기대를 걸었다. 2일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 실적 이후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주요 변수로 꼽았다.
◆시연하던 아틀라스…이제는 자동차 공장에서 훈련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달 미국 조지아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부지에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를 열었다.
현재 아틀라스는 이곳에서 자동차 부품을 집어 정해진 순서대로 배치하는 '시퀀싱(Sequencing)' 작업을 훈련하고 있다. 실제 공장과 비슷한 환경에서 같은 작업을 반복하면서 데이터를 쌓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를 2028년 HMGMA의 부품 시퀀싱 공정에 실제로 투입할 계획이다. 이후 안정성과 생산성을 검증해 2030년에는 부품 조립 등 더 복잡한 작업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는 공장과 생산 데이터를 제공하고 현대모비스는 액추에이터 등 핵심 부품 개발에 참여한다. 현대글로비스는 물류와 공급망을 담당한다.
실제 공장에서 얻은 데이터는 다시 RMAC로 보내 로봇을 재훈련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엔드투엔드 AI 로보틱스 밸류체인(End-to-End AI Robotics Value Chain)’라고 설명한다.
증권가에서 현대차그룹의 강점을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아닌 로봇을 훈련시킬 대규모 제조현장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현대의 자동차 공장이 단순히 로봇의 첫 고객이 아니라 일종의 거대한 학습장이 되는 것이다.
◆美 로봇 규제 강화…현지 공장 가치 커진다
미국의 로봇 정책 변화도 현대차그룹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 중국 등 적성국의 로봇과 휴머노이드를 제한하려는 법안이 잇따르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법(Humanoid ROBOT Act), 가드법(GUARD Act), 국방수권법(NDAA) 관련 조항과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로봇 규제가 대표적이다.
미국에서 로봇은 단순한 산업기계가 아니라 데이터와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장비에 가깝다. 로봇이 공장 내부를 이동하고 생산 데이터를 처리하는 만큼 보안과 공급망도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미국 자동차 공장과 미국 현지 로봇 훈련시설을 갖추고 있다. 아틀라스를 실제 제조현장에서 시험하고 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로봇 상용화에 필요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과거 유상증자를 분석해 기업가치가 약 1조4000억원에서 최근 4조4000억원 수준까지 높아진 것으로 추산했다.
아직 로봇이 현대차의 자동차 판매 부진을 메우는 단계는 아니다. 아틀라스도 실제 공장에 대규모로 투입되기까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도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하며 지분을 늘리고 있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향후 로봇이 실제로 공장이 투입됐을 때 발생하는 생산성을 새로운 성장 기반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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