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KB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올가나이즈홀딩스가 일본 증권시장에 입성한다. 국내 기업의 일본 상장 사례가 드문 만큼 이번 성과가 업계 안팎에서 모범 사례로 거론될 전망이다.
KB인베는 1일 당사가 투자한 생성형 AI 스타트업 올거나이즈홀딩스가 지난달 30일 도쿄증권거래소(TSE) 그로스 마켓 상장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상장 예정일은 오는 11월4일이다.
KB인베는 올거나이즈가 일본 현지화 전략을 구체화하던 2023년 투자를 집행해 일찌감치 성장 가능성에 베팅한 하우스다. 한국인 창업가가 설립한 기업이 일본 증시에 상장하는 사례는 2011년 넥슨, 2016년 라인 이후 10년 만이다.
일본 증시는 외국계 기업이 상장하기 까다로운 시장으로 꼽힌다. 도쿄증권거래소 그로스시장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통상 최근 2개 사업연도의 재무제표 감사와 함께 공시·내부관리 체계를 갖춰야 한다. 현지 매출 기반과 이사회, 내부통제 등 경영관리 체계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지도 주요 심사 대상이다. 한국 기업이 일본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는 사례는 꽤 있지만 상장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드문 이유다. 국내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도 올거나이즈의 일본 증시 입성이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올거나이즈는 금융·공공 등 높은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기업을 대상으로 엔터프라이즈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데이터 분석 기업 파이브락스를 창업해 미국 탭조이에 매각한 이력이 있는 이창수 대표가 설립했다. 2017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뒤 2021년 본사를 도쿄로 이전하며 일본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올거나이즈 사업의 핵심은 생성형 AI 기술을 구독형 서비스(SaaS)와 기업 내부 서버에 직접 설치하는 온프레미스 방식으로 모두 제공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금융회사나 공공기관처럼 외부로 데이터를 반출하기 어려운 고객사에서는 AI 성능뿐 아니라 내부망에서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요소다. 폐쇄망 환경에서 실제 서비스를 운영한 경험 자체가 후발주자들이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거나이즈는 업무 자동화 AI 서비스 Alli를 선보이며 고객사를 확대해 왔다. 사내 문서를 검색하고 질문에 답하는 것은 물론 반복 업무까지 자동화하는 서비스로 최근에는 현업 직원이 별도 코딩 없이 AI 기능을 직접 만들고 수정할 수 있는 서비스인 Coworker도 선보였다. 일본을 비롯해 한국과 미국에서 대기업 고객 레퍼런스를 확보한 만큼 향후 기업의 핵심 업무 영역에 AI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고객사와의 관계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윤소정 KB인베 투자이사는 "이창수 대표의 연쇄창업 이력과 가장 까다로운 시장으로 꼽히는 일본 금융권을 실제로 공략한 통합 풀스택 역량을 주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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