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연 인턴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과 관련해 정부 정책에 부족함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해외 레버리지 상품으로 향하던 국내 투자 수요를 되돌려 환율 안정에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는 타당했지만, 이후 투자자 손실이 커지면서 사전에 충분한 보호장치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이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과 관련해 “정부 정책에 불완전성이 좀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며 “부족함이 있었던 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 전 청와대에서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 해당 제도가 논의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정책 결정 경위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해당 회의가 특정 정책의 찬반을 결정하는 자리는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관계기관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로부터 국내 자본시장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청취한 자리였다는 설명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역시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금융투자업규정 시행세칙 개정, 증권신고서 심사와 상장심사 등 단계별 절차를 거쳐 추진됐다는 입장이다.
이날 이 대통령은 구체적인 결정 과정에 대해서는 “어떤 과정으로 결정됐는지 세부적인 절차 내용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누군가는 결정을 했겠지요”라고 말했다. 다만 “레버리지 ETF 도입에 대해서는 저도 당시에 보고받은 바가 있다”며 당시 상품 도입의 정책적 배경을 설명했다.
당시 홍콩 등 해외시장에는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상품이 상장돼 있었지만 국내에는 같은 유형의 상품이 없었다. 이에 국내 투자자들은 해당 상품에 투자하기 위해 원화를 달러 등 외화로 바꿔 해외시장으로 나가야 했고, 정부는 이런 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당시 상품 도입 논리 가운데 하나로 외환시장 안정을 언급했다. 해외 상장 상품에 투자하려면 국내 투자자가 원화를 달러 등 외화로 바꿔야 하지만 같은 상품을 국내에서 거래할 수 있게 하면 외화 수요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역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도입하면서 국내와 해외 상장 ETF 간 규제 비대칭 해소를 주요 명분으로 내세웠다. 금융위에 따르면 홍콩에 상장된 한국 주식 기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일평균 운용자산(AUM)은 올해 1월 말 17억8860만달러에서 4월 말 44억2550만달러로 약 2.5배 불어났다. 4월30일 원·달러 환율 종가인 달러당 1483.3원을 단순 적용하면 약 6조5600억원 규모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 5월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국내 증시에 처음 상장했다. 하지만 상품 출시 이후 주가 흐름이 꺾이면서 변동폭이 확대됐고 일반 투자자들의 손실 확대로 이어지는 문제가 불거졌다.
이 대통령은 “나중에 보니까 이게 주가 상승기의 거의 마지막 단계였던 것 같다”며 “거의 마지막 단계에서 도입되면서 대량 매수가 이뤄졌는데 하향세로 전환되니까 손실이 두 배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가 상승과 하락 여부를 사전에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상품 출시 이후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금융당국은 두 달여 만인 7월16일 보완대책을 내놨다. 개인투자자의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높이는 등 투자요건을 강화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보완조치 시행 전 11조7000억원이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시행 이후 1조1000억원으로 약 91% 감소했다.
이 대통령은 사후 보완조치가 필요했다는 점을 들어 초기 제도 설계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차라리 그렇게 나중에 보완할 것을 미리 다 장착했더라면 괜찮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가능하다”며 “부족함이 있었던 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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