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라이프자산운용이 삼성전자에 주주환원 재원을 우선주 매입·소각에 우선 투입할 것을 제안했다. 보통주 대비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는 우선주를 매입해 즉시 소각할 경우 같은 재원으로 주주가치를 보다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5일 라이프자산운용은 지난 14일 삼성전자 이사회와 경영진에 주주서한을 전달하고 오는 10월 이사회에서 2026년 주주환원 재원을 우선주 매입·소각에 우선 배정하는 안건을 의결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에 한해 오는 12월 말까지 우선주를 매입한 뒤 즉시 소각하고 이후 남은 재원은 전액 현금배당으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삼성전자가 8월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에 따르면 2026년 주주환원 재원은 90~110조원이며 이 중 30조원 안팎을 10월 이사회를 통해 3분기에 현금배당할 계획이다.
하지만 라이프자산운용은 삼성전자의 대규모 주주환원 재원을 현금배당보다 자기주식 매입·소각에 활용하는 것이 주주가치 제고에 더욱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현금배당은 당해연도 실적과 배당정책에 따라 규모가 달라질 수 있는 반면 자기주식 매입·소각은 발행주식 수 자체를 줄여 주당 가치를 구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제안에서 주목한 대상은 보통주가 아닌 우선주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지배구조 특성상 보통주 자기주식 매입·소각에 제약이 있었다. 금융산업구조개선법에 따라 금융계열사가 같은 기업집단 내 비금융계열사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을 금융위원회 승인 없이 10% 이상 보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보통주를 각각 8.51%, 1.49% 보유해 합산 1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보통주를 매입·소각할 경우 금융계열사가 보유한 지분을 일부 매각해야 해 자기주식 소각 효과가 일부 상쇄될 수 있다는 것이 라이프자산운용의 설명이다.
반면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어 이 같은 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우선주를 매입·소각하더라도 금융계열사가 초과 지분을 시장에 매도해야 하는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가격 측면에서도 우선주 매입·소각의 효율성이 높다고 봤다. 우선주는 지난 9일 종가 기준 보통주보다 26.7%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금액을 투입할 경우 보통주 1주를 소각할 수 있는 재원으로 우선주 약 1.36주를 매입·소각할 수 있다는 의미다.
라이프자산운용은 우선주 소각이 보통주 주주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배당 재원을 연간 총액으로 정하고 있는 만큼 우선주 주식 수가 줄어들면 동일한 배당 재원을 더 적은 주식에 배분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보통주 주주의 주당배당금도 높아질 수 있다는 논리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공동대표는 "우선주 소각은 지배구조의 제약을 피하면서 같은 재원으로 주주가치를 더 크게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며 "800만 소액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의 이익을 높이고 한국 자본시장의 주주환원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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