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정보보안 상장사 ‘한싹’의 잠재적인 수급 부담이 커지고 있다. 과거 지분을 일부 매도했던 핵심 임원들이 잇따라 퇴임하면서 이들이 마지막으로 보유한 것으로 확인된 52만주(4.77%)의 향후 변동을 시장에서 즉각 확인하기 어려워진 데다, 보호예수가 끝난 우리사주도 조합원 개인 계좌로 지속적으로 이동하고 있어서다. 실제 매도 여부와는 별개로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매각 가능한 주식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투자심리를 짓누르는 요인으로 꼽힌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한싹’의 배성기 전 부사장은 지난해 일부 지분을 장내에서 매도한 뒤 같은 해 11월30일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했다. 배 전 부사장은 지난해 5월 2만2000주를 장내에서 처분하는 등 보유 지분을 줄였으며, 퇴임 직전까지 확인된 보유 주식은 50만주다. 전체 발행주식 1089만5304주의 4.59%에 해당한다. 한싹 사업보고서에도 배 전 부사장이 지난해 11월30일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했다고 기재돼 있다.
또 다른 장기근속 임원이었던 여경상 전 전무(기술고문)도 올해 1월31일 회사를 떠났다. 여 전 전무 역시 지난해 5월 1만주를 장내에서 처분했으며, 퇴임 당시 마지막으로 확인된 보유량은 2만주(0.18%)다.
한싹은 2025년 1월1일 직급제를 폐지하고 직책제를 도입하면서 여 전 전무를 미등기임원에서 제외했지만 정보 제공의 연속성 등을 위해 특수관계인에 포함해 지분을 공시해왔다. 여 전 전무가 올해 1월31일 퇴임하면서 최대주주인 이주도 대표의 특별관계자에서도 제외됐다. 한싹이 지난 2월 제출한 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서도 2만주의 감소 사유를 주식 매도가 아닌 '여경상의 임원 퇴임으로 인한 특별관계 제외'라고 명시했다.
두 전직 임원이 퇴임 당시 마지막으로 보유한 것으로 확인된 주식은 합계 52만주로 발행주식의 4.77%에 달한다. 문제는 퇴임 이후 이들 지분의 움직임을 시장에서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추적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자본시장법상 상장사 임원은 보유한 특정증권 등의 변동이 발생하면 이를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퇴임하면 임원 지위에 따른 보고 의무에서도 벗어난다. 별도로 5% 이상 대량보유자나 주요주주 등에 해당하면 관련 공시 의무가 발생할 수 있지만, 현재 마지막으로 확인된 배 전 부사장과 여 전 전무의 지분율은 각각 4.59%와 0.18%다.
이에 따라 다른 공시의무 발생 사유가 없다면 이들이 향후 보유 주식을 처분하더라도 임원 재직 당시처럼 개별 매매 내역이 즉각적으로 시장에 공개되지 않을 수 있다. 실제 추가 매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두 사람이 과거 보유 지분을 장내에서 처분한 이력이 있다는 점에서 주가 약세 국면에서는 잠재적인 수급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전직 임원 지분과 함께 눈여겨볼 부분은 우리사주다. 보호예수 기간이 끝난 일부 우리사주가 조합 계좌에서 조합원 개인 계좌로 꾸준히 이동하고 있다.
한싹 우리사주조합의 지분율은 지난해 초 5%를 웃돌았지만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지난해 1월 5.63%였던 우리사주조합 지분율은 지난해 말 4.98%로 낮아졌고 올해 1분기 말에는 4.56%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와 올해 1분기 보고서에서도 우리사주조합 보유 주식은 각각 54만2314주와 49만6780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에도 인출은 이어졌다. 지난 7월9일 제출된 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우리사주조합의 보유 주식은 36만8506주로 줄었고 지분율도 3.38%까지 하락했다. 공시에 기재된 감소 사유는 '우리사주조합 기간만료분 조합원 인출'이다.
우리사주조합에서 개인 계좌로 주식을 인출했다는 것은 해당 주식에 적용되던 의무보유기간이 끝나 조합원이 처분할 수 있는 상태로 옮겨졌다는 의미다. 다만 계좌 이전 자체가 장내 매도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한싹 공시에서도 해당 물량을 장내매도가 아닌 기간 만료에 따른 조합원 인출로 기재하고 있다.
현재 우리사주조합에 남아 있는 3.38%를 모두 잠재적인 단기 매도 물량으로 보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회사에 따르면 잔여 물량에는 아직 의무보유기간이 끝나지 않은 2차 무상출연분이 포함돼 있다. 해당 물량은 2028년 6월 말까지 보호예수가 유지되는 만큼 현재 조합 보유량 전체가 당장 시장에 출회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우리사주조합 지분율이 지난해 1월 5.63%에서 올해 7월 3.38%까지 낮아진 것은 부담 요인이다. 보호예수 기간이 순차적으로 끝나면서 조합에서 개인 계좌로 이전되는 주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장내 매도로 이어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매각 가능한 상태로 전환되는 주식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향후 수급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전직 임원들이 마지막으로 보유한 것으로 확인된 4.77%의 향후 변동을 즉각 파악하기 어려워진 가운데, 보호예수가 끝난 우리사주까지 순차적으로 개인 계좌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은 한싹이 안고 있는 수급 변수로 꼽힌다.
주가 흐름도 부담이다. 이달 15일 한싹 주가는 3050원으로 1년 전인 지난해 9월15일 5320원과 비교하면 42.7% 떨어졌다. 올해 2월2일 4470원과 비교해도 31.8% 낮은 수준이다. 주가 하락을 전직 임원 지분이나 우리사주 인출의 결과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뚜렷한 주가 반등 동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잠재적인 공급 물량이 존재한다는 점은 투자심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한싹 측은 전직 임원 보유 지분과 우리사주 인출을 단기적인 매도 우려와 직접 연결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한싹 관계자는 “여경상 전 전무의 보유 지분은 비중이 크지 않고, 배성기 전 부사장은 퇴직 이후에도 회사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현재까지 분기별 주주명부상 지분 변동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사주조합 지분율 하락도 임직원의 일률적인 매도라기보다 1차 무상출연분의 보호예수 만료에 따라 조합원 요청으로 개인 계좌 이전이 이뤄진 데 주로 기인한 것”이라며 “보호예수 해제와 계좌 이전을 실제 장내 매도와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주가 약세에 대응해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등 주주환원책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아직 규모나 시행 시기는 확정하지 않았다.
한싹 관계자는 “재무상황과 영업현금흐름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경영 실적과 현금흐름 개선 추이에 맞춰 배당 재개를 포함한 주주친화 정책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은 연간 실적 확정, 현금흐름, 투자계획, 이사회 의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안으로 현재 구체적 규모나 시기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올해 말부터 내년 초 사이 실행 가능한 방안을 구체화해 시장과 투명하게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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