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라인게임즈 투자금 회수를 둘러싼 룽고엔터테인먼트와 라인야후 간 2235억원 규모 소송이 항소심에 들어갔다. 1심이 룽고 측 청구를 기각한 가운데, 2심에서는 주주간계약상 ‘사업기회 보장’ 범위와 풋옵션(특정 조건에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권리) 행사 요건을 둘러싼 해석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양측은 계약 위반 여부와 그 중대성을 두고 정면 충돌하고 있다.
3일 서울고등법원 민사14-3부는 룽고엔터테인먼트(룽고)가 라인야후 자회사이자 라인게임즈 최대주주인 제트인터미디어글로벌(Z Intermediate Global)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의 항소심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룽고 측은 제트인터미디어글로벌이 라인게임즈에 계열사 신작에 대한 사전 통지와 사업 참여 기회를 보장하지 않은 것이 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제트인터미디어글로벌은 해당 의무가 경업금지(동종업계 창업 및 영업 제한)를 위한 부수 절차에 불과하며, 일부 절차상 문제만으로 2235억원 규모의 주식매수 책임을 묻는 것은 과도하다고 반박했다. 룽고의 청구가 기업공개(IPO) 무산 이후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시도라는 주장도 폈다.
룽고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설립한 투자목적법인이다. 2018년 라인게임즈에 1250억원을 투자해 지분 27.6%를 확보, 2대주주에 올랐다. 당시 체결한 주주간계약에는 ▲경업금지 ▲사업기회 우선권 ▲라인게임즈 IPO ▲신주 발행가 하한선(주당 86만3594원) 등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라인야후 측이 다른 계열사를 통해 신규 게임을 개발·퍼블리싱하면서 라인게임즈에 이 같은 결정이나 퍼블리싱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게 룽고 측 주장이다. 이에 룽고는 2023년 9월 풋옵션을 행사했고, 이행이 거부되자 2024년 1얼 2235억원 규모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지난해 12월 11일 룽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했다.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주주간계약에 포함된 경업금지 조항과 풋옵션 행사 요건의 해석으로 압축된다.
당시 라인야후는 라인게임즈 외 여러 계열사를 통해 게임 사업을 전개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신작 개발 기회가 다른 계열사로 이전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했다. 이에 따라 그룹 내 신작에 대해 라인게임즈가 코어게임 해당 여부를 우선 판단하고, 코어게임으로 판단될 경우 독점적으로 퍼블리싱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룽고는 해당 조항에 대해 단순 경업금지를 넘어 라인게임즈의 사업기회까지 보장한 조항이라고 주장했다. 계열사 신작이 계약상 코어게임에 해당하는지 라인게임즈가 검토하고, 직접 퍼블리싱할지 선택할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다. 라인게임즈에 게임의 성격을 판단하고 사업 참여 여부를 선택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 자체가 계약 위반이라는 것이다.
반면 제트인터미디어글로벌은 해당 조항의 목적이 라인게임즈 코어게임 사업과의 경쟁을 막는 데 있다고 맞섰다. 문제 된 게임이 계약상 코어게임에 해당하고, 라인게임즈의 사업상 이익을 침해했다는 점이 먼저 입증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전 통지 의무의 존재 자체도 다툼의 대상이며, 설령 인정되더라도 경업금지 의무를 위한 부수적 절차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풋옵션 행사 요건에 대해선 계약 위반의 정도를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핵심이다. 룽고는 1심이 계약 해제에 준하는 ‘중대한 위반’이 있어야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주주간계약에는 행사 사유가 단순히 ‘위반’으로 규정돼 있다고 짚었다. 계약서에 없는 추가 요건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례에 비춰 1심 판단이 잘못됐다는 취지다.
반면 제트인터미디어글로벌은 계약 위반 자체가 인정되지 않았다고 맞섰다. 설령 사전 통지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보더라도 이는 부수적 의무 위반에 불과해 곧바로 풋옵션에 따른 주식매수 책임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절차상 위반만으로 2235억원 규모의 주식매수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실시된 유상증자를 두고도 양측의 주장이 엇갈렸다. 룽고는 계약을 위반한 증자로 지분이 약 21%에서 0.5%로 줄었다고 주장했다. 룽고 측은 주주간계약상 신주 발행가 하한선이 주당 86만3594원인데도 신주가 500원에 발행됐다는 입장이다. 반면 제트인터미디어글로벌은 최대주주로서 자금 지원을 이어왔으며, 룽고 측이 청약에 참여하지 않아 지분율이 낮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11월 12일 오후 5시 30분으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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