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기간 설정

손실은 못 넘기고 수익엔 22%…코인 과세 형평성 논란
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이승연 인턴기자
2026-09-03 17:17:20
2027년 순익 250만원 초과분 과세…스테이킹 분류·손실 이월·취득가액 산정 숙제
(사진=픽사베이)

[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이승연 인턴기자] 가상자산 과세가 넉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무엇을 소득으로 보고 어떻게 세금을 계산할지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현행 세법은 가상자산의 양도·대여 소득을 과세 대상으로 정하고 있지만 스테이킹과 채굴, 에어드롭 등 수익을 얻는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기존 기준만으로 시장을 포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손실 이월공제와 취득가액 산정, 주식과의 과세 형평성도 풀어야 할 과제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주최하고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와 한국조세법학회가 공동 주관한 '2027년 가상자산 과세 체계 점검 토론회'에서도 현행 과세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근거가 마련됐지만 과세 인프라와 이용자 보호체계 미비 등을 이유로 시행이 거듭 연기돼 현재 2027년 1월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1000만원 벌면 165만원…250만원까지는 공제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2027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발생한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된다. 한 해 동안 발생한 손익을 합산한 뒤 250만원을 기본공제하고 남은 금액에 20%의 소득세를 매긴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실제 부담 세율은 22%다.


세금은 가상자산을 판 금액 전체가 아닌 실제 소득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양도·대여 대가에서 가상자산 취득가액과 매수·매도 과정에서 발생한 수수료 등 필요경비를 뺀다.

관련기사 more

일례로 가상자산 거래로 필요경비를 제외한 연간 순이익이 1000만원 발생했다면 250만원을 제외한 750만원이 과세 대상이다. 여기에 22%를 적용하면 세금은 165만원이다. 순이익이 250만원 이하라면 기본공제 범위에 들어 세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여러 차례 거래했다면 연간 손익을 합산한다. 2027년 발생한 가상자산 소득은 이듬해인 2028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기간에 기타소득으로 신고하게 된다.


2027년 이전부터 보유한 가상자산에는 별도 취득가액 기준도 적용된다. 실제 취득가액과 2026년 12월31일 당시 시가 가운데 큰 금액을 취득가액으로 인정한다. 과세 시행 전에 발생한 가격 상승분까지 과세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스테이킹·에어드롭은 무슨 소득…'양도·대여' 틀 한계


문제는 실제 가상자산 시장의 수익 구조가 현행 세법이 상정한 범위를 넘어섰다는 점이다.


현행 소득세법은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함으로써 발생하는 소득'을 과세 대상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단순 매매나 대여 외에도 채굴과 스테이킹, 렌딩, 예치, 유동성공급(LP), 에어드롭, 하드포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이 발생한다.


박종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이들 거래를 경제적 기능에 따라 나눠 과세 기준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채굴과 스테이킹은 현행법의 양도·대여에 명시적으로 포함돼 있지 않는다. 렌딩이나 예치·유동성공급은 '대여'에 해당하는지부터 명확하지 않다. 에어드롭과 하드포크 역시 어느 시점에 어떤 종류의 소득이 발생한 것으로 볼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


스테이킹이나 채굴로 새롭게 취득한 가상자산을 언제 과세할지에 대한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 취득 시점에 과세할지 처분 시점에 과세할지와 함께 취득가액을 어떻게 산정할지에 대한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 교수는 거래 유형별 경제적 실질에 따라 이자·배당·사업·양도·기타소득 등으로 구분하되 계산과 신고 절차는 통합하는 가칭 '가상자산투자소득세' 체계도 대안으로 제안했다.


◆2027년 2000만원 이익, 2028년 2000만원 손실…그래도 385만원 세금


손실을 언제까지 인정할지도 쟁점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한 해 발생한 가상자산 손익은 통산할 수 있지만 해당 연도에 남은 손실을 다음 해로 넘겨 향후 이익에서 빼는 이월공제는 허용하지 않는다. 가격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의 특성을 감안하면 연도별로 수익을 끊어 과세하는 방식이 투자자의 실제 담세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7년 투자로 2000만원 손실이 나고 2028년 2000만원을 수익이 났다고 가정하면 2년간 누적 수익은 사실상 0원이다. 하지만 현행 법안대로라면 2027년 손실을 2028년으로 넘길 수 없다. 2028년에는 2000만원에서 기본공제 250만원을 뺀 1750만원에 과세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세금은 단순 계산으로 385만원이다.


반면 2000만원의 손실과 2000만원의 이익이 같은 과세연도에 발생했다면 연간 손익을 합산하기 때문에 과세소득이 발생하지 않는다. 같은 규모의 손실과 이익이라도 발생 연도에 따라 세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박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사업소득의 경우 이월결손금을 일정 기간 공제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가상자산에도 손실 이월공제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해외거래소·개인지갑 오간 코인…'얼마에 샀나'도 숙제


세율을 정하더라도 실제 소득을 계산하려면 가상자산의 취득가액을 알아야 한다. 국세청은 거주자의 가상자산 취득가액을 총평균법에 따라 산정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국내 거래소 한 곳에서만 가상자산을 거래했다면 상대적으로 계산이 단순하지만 여러 거래소와 개인지갑, 해외 거래소를 오갈 경우 문제가 복잡해진다.


토론회에서는 납세자가 국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 탈중앙화금융(디파이) 거래내역을 직접 취합해 취득가액을 입증해야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업자 간 가상자산을 이전할 때 거래 기록은 확인할 수 있어도 최초 취득가액 정보까지 함께 이동하는 체계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주식·코인 과세 형평성 논란…2030년 유예안도 국회로


다른 투자자산과의 과세 형평성도 논쟁거리다. 국내 상장주식을 장내에서 거래하는 일반 소액주주의 양도차익은 원칙적으로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 아닌 반면 가상자산은 연간 250만원을 넘는 소득부터 과세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되면서 가상자산에만 별도의 투자소득 과세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과세를 다시 미루자는 법안도 국회에 제출됐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 등 11명은 지난 8월10일 가상자산 과세 시행일을 현행 2027년 1월1일에서 2030년 1월1일로 3년 유예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8월11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개정안은 2단계 가상자산법과 과세 인프라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점,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이후 투자자산 간 형평성 논란 등을 유예 필요성의 근거로 들었다. 다만 아직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아닌 만큼 현행법상 가상자산 과세 시행일은 2027년 1월1일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