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파이온엑스’가 상장 유지와 기업가치 제고를 동시에 겨냥한 승부수를 띄웠다. 새 주인을 맞아 1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시가총액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조달 자금 일부를 신사업에 투입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도 나선다. 관리종목 탈피라는 당면 과제를 넘어 사업 체질까지 바꾸는 전환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이온엑스는 최근 1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는 비상장사 ‘케이아이티’가 전량 인수하는 구조로, 총 613만8735주가 새로 발행된다. 발행가액은 기준주가 1809원에 10% 할인율을 적용한 1629원이다. 납입일은 유증 결정일로부터 2주 뒤인 이달 14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10월 7일이다.
이번 유증은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파이온엑스의 지배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신주 발행 이후 파이온엑스의 최대주주는 LUX HOOVER(럭스후버)에서 케이아이티로 변경된다. 케이아이티는 유증 이후 파이온엑스 지분 53.78%를 확보하며 새로운 최대주주에 오른다. 반면 럭스후버의 지분율은 기존 13%에서 6%로 낮아져 2대주주가 된다.
파이온엑스가 새 주인을 맞아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 배경에는 관리종목 탈피라는 당면 과제가 자리한다. 파이온엑스는 한 달 동안 시가총액 200억원 이하인 상태가 지속되면서 지난 8월5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파이온엑스에 부여된 90거래일의 개선기간은 오는 12월15일까지다. 이 기간 중 시가총액 200억원 이상인 상태를 45거래일 연속 유지해야 관련 관리종목 지정 사유를 해소할 수 있다.
이번 유증은 시가총액 기준을 충족하는 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주가 발행되면 전체 발행주식 수가 많이 늘어나는 만큼 현재 주가 수준이 유지된다는 전제 아래 시가총액 역시 200억원을 웃돌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주가 기준으로 신주 발행 후 파이온엑스 시총은 106억원에서 약 229억원까지 증가한다.
시장도 유증 발표에 즉각 반응했다. 지난 1일 파이온엑스 주가는 직전 거래일 대비 29.9% 상승한 23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유증을 통한 재무적 기반 확충과 최대주주 변경 등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파이온엑스가 이번 유증을 통해 노리는 것은 단순히 시가총액 기준을 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새로 확보하는 자금을 기반으로 기존 사업의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신규 성장동력을 확보해 기업가치 자체를 끌어올리는 것이 다음 과제다.
실적에서는 개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파이온엑스는 올 상반기 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기조를 이어갔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손실 규모가 54.6% 감소했다. 적자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수익성 개선의 방향성은 나타난 셈이다.
현재 파이온엑스는 의류와 카나비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본사를 통해 의류 사업을, 미국 소재 완전자회사 'The Natural Way of L.A'를 통해 카나비스(대마)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 로열그린스를 통해 미리 말아 판매되는 카나비스 외 칸나비디올(CBD) 성분이 함유된 식음료와 수면·통증 완화 용도로 활용되는 오일 등의 제품을 판매 중이다. 올 상반기 매출 비중은 의류 사업부문 73%, 카나비스 사업부문 27%다.
여기에 파이온엑스는 기존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바이오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준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카나비스 사업에서 쌓은 경험과 현지 사업 기반을 활용해 새로운 성장축을 확보하려는 행보다.
업계 관계자는 "파이온엑스가 사업영역을 기존 의류와 카나비스 외 바이오 사업으로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카나비스 사업의 확장 정도로 보면 되는데, 구체적인 진행 사항 등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유증 자금의 사용처에서도 신사업 확대 의지가 드러난다. 파이온엑스는 조달자금 100억원을 상품 매입과 법인 운영 경비 등 운영자금으로 배정하면서 일부 자금을 신규 사업에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이오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기존 카나비스 사업과의 연계가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혀 새로운 산업에 진출하는 것과 달리 기존 자회사와 브랜드, 미국 현지 사업 경험 등을 활용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기존 카나비스 사업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사업 영역과 가치사슬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도 성장동력 다각화의 한 축이 될 수 있다.
바이오와 함께 항공 분야도 새로운 성장축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파이온엑스는 지난 6월 미국 항공정비 전문기업 캔자스 모디피케이션 센터(KMC)와 전략적 벤더 계약을 체결하며 항공 시장에 첫발을 뗐다. 이를 통해 KMC의 항공기 개조 사업에 필요한 부품과 구조 개조 자재, 도장·단열 자재 및 기술지원 등을 제공할 수 있는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앞서 KMC는 전라남도와 348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고 무안국제공항에 대형 화물기 개조 조립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오는 2028년까지 보잉 777-300ER 등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생산시설을 마련해 연간 10대의 대형 화물기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파이온엑스 입장에서는 바이오와 항공이라는 신규 사업이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지가 향후 기업가치 재평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전략적 벤더 계약이 곧바로 확정 매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 공급 품목과 물량, 계약금액도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유증 자금 가운데 신사업에 투입할 구체적인 규모와 사업계획 역시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이번 유증이 파이온엑스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00억원의 신규 자금과 최대주주 변경을 통해 관리종목 탈피를 위한 기반을 마련한 데 이어 바이오·항공 등 신규 사업을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한다면 상장 유지뿐 아니라 기업가치 재평가까지 기대할 수 있어서다.
파이온엑스 관계자는 "유증 이후 기업가치제고를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유증 대금 일부는 공시에 기재된 것처럼 신사업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며, 구체적인 사용처는 아직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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