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현대자동차가 이란 전쟁과 공급망 이슈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한 짙은 위기감 속에서도 '2030년 영업이익률 목표'를 종전 '8~9%'에서 '9% 이상'으로 상향했다. 인기 차종인 하이브리드(HEV) 판매 확대와 매출원가율 3%포인트(p) 절감으로 이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26일 현대차가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호텔에서 '2026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데이'를 열고 발표한 중장기 사업 전략의 핵심은 '수익성 확대'다. 지난해 인베스터데이에서 제시했던 목표(8~9%)를 이번에 9% 이상으로 올려 잡았는데, 수익성이 높은 하이브리드(HEV) 비중을 늘리고 원가를 최대로 낮춰 이를 뒷받침하겠다는 셈법이다.
현대차는 이란 전쟁과 공급망 이슈 등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경영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CFO·부사장)은 이날 "이란 전쟁과 공급사 이슈 등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 속에서 경영활동을 추진하고 있다"며 "예측 불가능한 다양한 이슈에 애자일한 대응이 필요한 한 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초부터 원가구조의 근본적 혁신을 추진 중"이라며 "기존의 상시적 원가절감 활동을 넘어 이제는 전사 차원의 로드맵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사장은 구조적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3개의 원가절감 로드맵을 공개했다. 첫째는 차량 전 주기(라이프사이클) 원가혁신으로, 2030년까지 매출원가율을 1.5%포인트 낮춘다는 목표다. 신규 개발 차량의 제조·디자인 사양 공용화를 확대하고, 이미 양산 중인 차량에서도 원가절감 아이템을 꾸준히 발굴하는 방식이다.
재료비 절감으로는 1%포인트를 줄인다. 하이브리드화에 따른 재료비를 2030년까지 20% 낮추고, 전기차(EV) 구동시스템(PE) 재료비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확대와 차세대 모터·인버터 개발 등을 통해 30%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현지화로는 0.5%포인트를 낮춘다. 해외 공장의 원가경쟁력을 끌어올리고 부품 현지화율을 확대해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게 골자다.
이 부사장은 "이들 세 가지 원가절감 로드맵으로 2030년까지 총 3%포인트의 매출원가율 절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원가절감과 함께 영업이익률 상향을 뒷받침할 또 다른 수단은 하이브리드 비중 확대다. 이 부사장은 "2030년 전동화(xEV) 판매 비중 목표(60%)는 유지했지만, 글로벌 시장 수요와 경쟁 현황을 고려해 파워트레인 전략을 재수립했다"며 "평균 수익성을 웃도는 하이브리드 비중을 확대하면서 영업이익률 목표 상향은 물론 연결 영업이익 총 규모도 기존 계획 대비 11% 늘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처음 적용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출시했고, 올해는 GV80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제네시스 브랜드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확대한다. 이 부사장은 "소형 차급의 경제형 하이브리드부터 대형 차급의 프리미엄 하이브리드까지 전 차급에 걸친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양적 성장뿐 아니라 질적 고도화를 동시에 추진해 하이브리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수익성 목표와 별개로 글로벌 판매 목표는 그대로 유지했다. 현대차는 지정학적 위협과 중국차 공세 심화 등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에도 2030년 글로벌 판매목표를 현대·제네시스 합산 555만대로 제시했다. 이는 올해(415만8000대)보다 139만2000대 늘어난 규모다.
이를 위해 신차 출시도 대폭 확대한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전 세계에 신차(부분변경·파생 트림 포함) 100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18종 이상은 기존에 판매 차종이 없던 신규 세그먼트에 처음 진입하는 완전 신차다. 생산능력도 2030년까지 127만대 확대한다. 북미 50만대, 인도 32만대, 국내 20만대, 반조립(CKD) 생산 25만대 등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CEO·사장)은 "현대차의 기초체력은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하다"며 "더 많은 모델을 출시하고, 더 많은 파워트레인 선택지를 고객에게 제공하며 신규 차급과 신규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미래 신기술을 발전시키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며 로봇과 로보택시를 생산·배치하는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대한 국내 취재진의 질문에 무뇨스 사장은 "더 이상 캐즘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전기차 기술 발전과 환경 규제 등을 고려하면 유럽 시장에선 확실히 캐즘이 없다고 본다"며 "북미 시장의 경우 하이브리드가 여전히 수익성이 높지만 전기차도 성장세를 기록 중이고, 특히 중국은 50% 이상을 전기차가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내를 포함해 브라질과 인도 등에서 공세를 높이는 중국 완성차 업체에 관해서는 "로봇과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등 그룹 차원의 사업 등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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