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정부가 비수도권 산업용 전기요금을 최대 10% 낮추는 지역별 전기요금제 도입에 속도를 낸다. 전력을 많이 생산하는 지역의 전기요금을 낮춰 기업의 비수도권 투자를 유도하고 수도권에 집중된 전력 수요도 분산하겠다는 구상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는 26일 한전 남서울본부에서 공청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설계안을 공개했다. 정부는 의견 수렴과 전기요금약관 개정 등을 거쳐 연내 제도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전기요금은 지역에 관계없이 동일한 요금이 적용됐다. 하지만 발전설비는 비수도권에 집중돼있다. 반면 전력 소비는 수도권에 몰려 있다. 장거리 송전 부담이 그만큼 크다. 현재 수도권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약 40%를 비수도권에서 공급하고 있다. 송전망 건설비 증가와 주민 수용성 문제까지 겹치면서 기존 전국 단일 요금 체계의 한계가 커졌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 4개 광역권 다시 세분화…전국 11개 지역 구분
지역별 요금제 적용 대상은 산업용 전력이다. 2025년 기준 산업용 전력은 한전 전체 전력 판매량의 51%를 차지한다. 산업용전력 갑과 을 모두 적용 대상이다.
정부는 우선 송전망과 전력계통 구조에 따라 전국을 수도권 남부와 수도권 북부, 중부권, 남부권 등 4개 광역권으로 구분한다.
수도권 남부는 서울·경기 남부, 수도권 북부는 서울·경기 북부와 인천이다. 중부권은 강원·충청, 남부권은 경상·전라 지역이다. 제주는 도서지역이라는 특수성과 독립적인 전력수급 구조 등을 감안해 이번 제도에서 제외된다.
여기에 지방우대지수와 산업위기지역 등 균형성장 요인을 추가로 반영한다. 4개 광역권과 균형성장 기준을 조합해 최종적으로 전국을 11개 지역으로 세분화할 예정이다. 같은 시·도 안에서도 행정구역에 따라 적용 요금이 달라질 수 있는 구조다.
◆ 남부권 최대 18원 인하…산업용 평균요금의 10%
설계안에 따르면 수도권 남부의 전기요금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1kWh당 약 1원 인하된다.
인천 등이 포함된 수도권 북부는 약 6~10원, 강원·충청지역인 중부권은 약 10~15원 낮아진다. 원자력·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위치한 남부권은 약 13~18원의 인하가 예상된다.
최대 인하폭인 18원은 2025년 산업용 전력 평균 판매단가인 kWh당 181.9원의 약 10%에 해당한다. 정부는 수도권 지역의 요금을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비수도권 요금을 낮추는 방식으로 지역별 가격 차이를 만들 방침이다.
제도 도입에 따른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 감소 규모는 약 2조8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최종 지역 구분 등에 따라 실제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정부와 한전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서로 다른 도매 전력가격을 적용하는 '전력시장 지역별 가격제' 등을 함께 도입해 한전의 전력 구입비용을 줄일 계획이다. 일부 정부 재정지원도 병행해 한전의 재무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화가 전력 다소비 기업의 입지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력이 풍부한 비수도권으로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 투자가 이동하면 수도권 송전망 확충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지역 일자리와 투자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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