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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 2.8억인데 보수 30억…유명순 씨티은행장의 ‘RSU 마법’
구예림 기자
2026-08-27 08:00:00
주식·상여가 전체 보수 90%…씨티그룹 주가 상승·고환율 맞물려
이 기사는 2026-08-26 11:13:11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반기 씨티은행ㆍ4대금융지주ㆍ은행 수장 연봉. (그래픽=김민영 기자)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올해 상반기 은행권 순이익 기준 하위권에 머문 것과 달리 유명순 은행장은 주요 금융지주 및 시중은행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최상위권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보수의 90% 이상을 차지한 상여와 주식기준보상이 보수 규모를 끌어올렸다. 특히 과거 경영성과를 토대로 받은 모회사 씨티그룹 주식이 최근 주가 상승과 원화 약세 효과를 함께 받으면서 원화 기준 보상액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 행장은 올해 상반기 총 30억39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급여는 2억8000만원에 그친 반면 상여 13억2300만원과 주식기준보상 14억3300만원 등이 더해졌다. 상여와 주식기준보상만 27억5600만원으로 전체 보수의 90%를 웃돈다.


유 행장의 보수 규모는 다른 금융회사 CEO와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씨티은행은 올해 상반기 누적 순이익 319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5% 성장했다. 같은 기간 KB금융지주의 순이익은 3조8846억원으로 씨티은행의 12배를 웃돌았다. 은행과 금융지주라는 사업구조의 차이를 감안해야 하지만 유 행장의 상반기 보수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6억5000만원)의 약 4.7배에 달했다.


유명순 행장 취임 이후 상반기 보수. (그래픽=챗GPT)

유 행장의 고액 보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10월 취임한 유 행장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상반기 보수를 수령했다. 2021년 9억4900만원이던 상반기 보수는 2022년 13억3600만원, 2023년 18억6000만원, 2024년 20억8500만원, 지난해 28억7600만원으로 매년 늘었다. 올해는 처음 30억원을 돌파하며 2021년과 비교해 3.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보수가 가파르게 늘어난 배경에는 씨티은행의 성과보상 체계가 자리한다. 유 행장의 보수를 단순히 당해 연도 씨티은행 실적과 일대일로 비교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씨티은행은 임원 성과보수 일부를 현금으로 즉시 지급하지 않고 모회사 씨티그룹 주식기준성과보상(RSU) 형태로 이연해 지급한다.


RSU는 평가 다음 해 부여된 뒤 이듬해부터 4년에 걸쳐 나눠 지급된다. 이에 따라 한 해의 보수에는 직전 연도 경영성과를 토대로 산정된 현금 상여뿐 아니라 수년 전 성과를 기준으로 부여된 주식보상까지 함께 반영될 수 있다. 당해 연도 씨티은행 실적 외에도 과거 경영성과와 씨티그룹 주가, 환율 등이 실제 보수액을 좌우하는 구조다.

올해 상반기 유 행장의 보수에 포함된 주식기준보상 14억3300만원도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부여받은 RSU 가운데 가득요건을 충족한 물량이 반영된 결과다. 올해 가득요건을 달성한 RSU는 총 8237주다.


평가에는 지급일 직전 거래일 씨티그룹 종가인 주당 118.04달러와 지급일 기준 원·달러 환율 1473.60원이 적용됐다. 지난해 RSU 지급 당시 적용된 씨티그룹 종가 79.99달러와 비교하면 주가는 47.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적용 환율도 달러당 1455.80원에서 1473.60원으로 높아졌다. 주가 상승과 원화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같은 주식 수라도 원화로 환산한 보상액이 커지는 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씨티그룹 주가 상승세는 최근 들어 더욱 가팔라졌다. 씨티그룹 주가는 2024년 말 70.39달러에서 2025년 말 116.69달러로 오른 데 이어 올해 6월 말에는 139.96달러까지 상승했다. 2024년 말과 비교하면 약 1년 반 만에 98.8% 상승한 수준이다. 이 같은 주가 흐름은 이미 지급된 올해 상반기 RSU 보수액과 별개로 향후 가득요건을 충족할 미지급 RSU의 잠재적인 평가 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상여 역시 유 행장의 보수 규모를 키운 또 다른 축이다. 올해 상여는 전년도 실적과 경영성과를 토대로 산정됐다. 씨티은행에 따르면 계량지표 가운데 효율성과 수익성의 목표 달성률은 각각 88.6%, 87.4%로 목표에 미치지 못했지만 유동성은 180%를 기록했다. 금융사고와 정보보안사고, 중대 전산장애 등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직원만족지수가 씨티그룹 전체 대비 우수한 수준을 유지한 점도 평가에 포함됐다.


오는 10월 행장 임기 종료를 앞둔 유 행장에게 아직 지급되지 않은 RSU도 상당하다. 6월 말 기준 미지급 RSU는 1만7273주다. 씨티은행 반기보고서에 기재된 같은 시점 씨티그룹 종가 139.96달러와 원·달러 환율 1541.50원을 단순 적용하면 약 37억2700만원 규모다.


주목할 점은 올해 임기가 끝난 이후에도 이 같은 이연보상이 이어질지 여부다. 퇴임한다고 해서 남은 RSU가 일률적으로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씨티은행은 원칙적으로 이연보상 지급 시점까지 고용관계 유지를 요구하지만 씨티그룹 가이드라인상 요건(일정 연령과 근속 기간 등)을 충족하면 고용 종료 이후에도 이연보상이 확정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중대한 과실이나 주요 정책 위반 등이 발생하면 미확정 주식이나 현금 이연보상이 취소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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