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을 정상화하기 위해 공급 물량 확대와 착공 기간 단축, 민간 사업장에 대한 금융 지원을 함께 추진한다. 5년간 수도권 135만호 착공을 목표로 한 기존 공급계획의 실행력을 높이는 동시에 신규택지 10만호를 포함해 23만호+α를 추가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1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공공과 민간의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고 정상 사업장에 대한 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 공공택지 착공기간 68개월→37개월…정비사업 조기 착공 유도
정부는 공공택지의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택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단축하는 '공공택지 최단기 착공모델'을 구축하기로 했다. 민간 정비사업의 조기 착공을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도 마련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이 2028년까지 착공하면 임대주택 인수가격을 기본형건축비의 80%에서 100%로 상향한다.
2년 내 착공하는 사업장에는 현금청산자로부터 취득한 부동산에 대한 취득세를 2027년까지 전액 면제하고 2028년에는 75%를 감면한다.
서울과 경기 지역 사업장은 PF 대출이자 지원도 받을 수 있다. 2027년까지 착공하면 대출이자의 1%포인트, 2028년까지 착공하면 0.5%포인트를 보조한다. 개발부담금 역시 2027년까지 착공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전액 면제한다.
수도권 주택 공급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민간 부문의 사업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규제 완화도 추진한다.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은 기존 75%에서 70%로 낮춘다. 이주비대출 LTV 산정방식도 개선해 정비사업의 금융 부담을 낮출 예정이다.
소형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사업장에는 기부채납 부담도 완화한다. 세대수의 3분의 2 이상을 소형주택으로 공급하는 경우 공원·녹지 기부채납 비율을 5년간 한시적으로 기존 3㎡/세대에서 2㎡/세대로 낮춘다. 다가구·다세대 등 일반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한 건축기준도 손질한다. 대지면적 기준은 660㎡에서 1000㎡ 미만으로 확대하고 다가구주택 허용 층수는 기존 3개층에서 4개층으로 늘린다. 4~5층 건축물의 수직 증축도 허용한다.
소형 신축 일반주택에 대한 주택수 제외 세제특례 적용 기간은 기존 2027년에서 2028년까지 1년 연장한다.
◆ PF 지원 47.8조원+α로 확대…자기자본비율 규제도 유예
주택 공급을 위한 금융 지원도 확대한다. 부동산PF 보증 및 자금지원 규모를 기존 26조3000억원에서 47조8000억원+α로 늘린다.
정비사업을 대상으로 한 보증상품을 새로 마련하고 이주비대출 LTV 산정방식도 합리화한다. 주거사업장에 대한 자기자본비율 규제 도입 시점은 2027년에서 2029년으로 2년 늦춘다.
정부는 확대된 PF 보증과 자금 지원을 정상 사업장의 원활한 착공을 지원하는 데 우선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공사가 중단된 부실 사업장의 사업 재개를 지원하는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사업장에 대한 자금 공급을 늘리는 동시에 사업 초기 단계의 금융 부담을 낮추는 데 무게가 실렸다. 특히 PF 시장의 자금 경색으로 착공이 지연되는 사업장을 지원해 공급 시점을 앞당기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 공공분양 15% 부담가능 주택…청년·신혼부부 주거 사다리 강화
청년과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를 위한 주거 지원책도 포함됐다. 정부는 공공분양 물량의 약 15%를 지분적립형·수익공유형 등 부담가능한 방식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초기 자금 부담을 낮춰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확대한다는 취지다.
보편형 공공임대주택 유형도 새로 도입한다. 공공지원민간임대의 경우 20년 이상 장기 운영하는 모델을 마련한다. 청년을 대상으로 한 보편형 전세임대 제도도 새롭게 도입한다. 기존 특정 대상 중심의 지원에서 벗어나 청년층의 주거 선택권을 넓히는 데 목적을 둔다.
◆ 범정부 점검회의 신설…'공급 실행력' 관리
정부는 공급대책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점검체계도 구축한다. 국무총리가 직접 주재하는 '범정부 주택 신속공급 점검회의'를 신설해 부처 간 협의와 주요 현안을 조정한다.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이 주재하는 '주택 신속공급 실무회의'와 국토부 1차관이 이끄는 '신속 공급 혁신단'도 운영한다.
국무조정실에는 별도의 점검팀을 신설해 주택공급 상황판을 통해 사업별·지구별 진행 상황을 주간 단위로 관리할 계획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주택공급 정상화를 위해 공공이 할 일은 더욱 신속히 추진하고, 민간이 잘할 수 있는 분야는 과감히 지원한다는 원칙 하에 국민이 원하는 주택을 원하는 곳에 충분히 적기에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공급 목표 자체보다 착공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민간 사업장의 사업 여건을 개선해 실제 공급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기존 135만호 공급계획에 더해 23만호+α를 추가하고 PF 지원 규모까지 확대하면서 공급 기반을 넓혔지만, 향후에는 계획된 사업장이 실제 착공으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되는지가 정책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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