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국제 금 가격이 가파르게 반등하며 트로이온스당 4400달러 선을 회복했다. 최근 6거래일 사이 장중 고점 기준 약 400달러 오른 만큼 단기 과열 부담은 커졌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초 시작된 금 가격 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달러 약세와 미국 금리인상 기대 후퇴에 중앙은행의 구조적인 매수세까지 더해지면서 연말 5000달러 재진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4495달러까지 급등…4400달러선 회복
11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산하 코멕스(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장보다 21.40달러(0.48%) 오른 트로이온스당 4441.10달러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4495달러까지 상승하며 지난 6월5일 이후 약 두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6거래일 사이 장중 고점 기준 상승폭은 약 400달러에 달한다. 다만 고점을 찍은 뒤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며 단기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도 나타났다.
미국 국채금리 하락 분위기는 금값 반등에 힘을 보탰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 진전 기대 등이 미 국채금리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
반대로 향후 미국 물가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올 경우 금리 상승을 자극해 금값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상상인증권 "6주 조정 마무리…하락 추세선도 돌파"
증권가에서는 최근 반등을 단순한 기술적 반등 이상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이 1월 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6월 저점까지 약 25% 하락했지만 최근 6주가량 이어진 기간 조정이 마무리되고 하락 추세의 저항선도 상향 돌파했다”고 보고서를 통해 분석했다.
기술적 지표도 극단적인 과매수 구간에서 과매도를 거쳐 최근 중립 수준으로 돌아왔다. 가격 조정과 기간 조정을 모두 상당 부분 거치면서 추가 하락보다는 상승 재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금융시장 환경도 금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의 7월 비농업 고용이 2만3000명 감소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자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졌다. 이에 시장의 연말 기준금리 전망도 기존 1.8회 인상 수준에서 1.2회로 낮아졌다는 게 상상인증권의 분석이다. 상상인증권 자체 전망은 연내 금리 동결이다.
달러 약세도 금에는 긍정적이다. 국제 금 가격은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투자자의 금 구매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중앙은행은 조정장에서 더 샀다
금 가격의 하단을 지지하는 가장 강한 요인으로는 중앙은행 수요가 꼽힌다. 상상인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 순매입 규모는 288.9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62% 증가했다. 금값이 고점에서 큰 폭으로 떨어지는 과정에서도 중앙은행 매수는 오히려 확대된 셈이다.
특히 중국 인민은행은 금 가격이 떨어지는 구간에서 매입량을 늘린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역시 2분기 금 ETF 투자를 시작하면서 금 관련 익스포저를 확대했다.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는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자산 다변화가 장기적인 금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도 비슷한 구조 변화에 주목했다. 전체 금 수요에서 골드바·코인과 ETF 등 투자 수요가 차지하는 비중이 코로나19 이전 29%에서 최근 44%로 상승했고 중앙은행 수요 비중도 2020년 7%에서 지난해 17%까지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연말 5000달러 전망…유가·금리는 변수
상상인증권은 금 가격이 조정을 마치고 다시 상승 국면으로 들어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올해 3분기와 4분기 금 가격 전망치를 각각 트로이온스당 4650달러와 5000달러로 제시했다. 기존 전망보다 낮춘 수치지만 연말 5000달러 안착이라는 방향성은 유지했다.
과거 금 약세장에서 저점을 확인한 이후 12개월 안에 이전 고점의 90% 수준까지 회복한 사례가 많았고, 이번에도 중앙은행의 순매입이라는 핵심 상승 동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상승 과정에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중동 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를 다시 자극하거나 미국 시장금리가 반등하면 금값 상승 속도는 둔화할 수 있다.
상상인증권은 최근 금 가격의 기간 조정이 마무리되고 하락 추세 저항선도 넘어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3분기 금 가격을 트로이온스당 4650달러, 4분기는 5000달러로 전망했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미국 물가와 시장금리가 변동성을 좌우하겠지만, 중앙은행 매수라는 구조적 수요가 유지되는 한 금값의 중장기 상승 추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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