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태은 기자] 효성중공업의 인도 현지법인 효성 T&D가 인도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실적 성장과 재무구조 개선을 동시에 이뤄냈다. 매출과 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한때 400%를 웃돌던 부채비율을 2년 만에 80%대로 낮췄다. 다만 인도 전력시장의 성장성을 겨냥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수익성 방어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효성중공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효성 T&D의 지난해 매출은 2211억원, 당기순이익은 617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매출 1305억원, 당기순이익 53억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매출은 69.4%, 당기순이익은 1064.2% 늘었다. 순이익률도 27.9%에 달하면서 인도 법인이 성장성과 수익성을 모두 갖춘 핵심 해외 거점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효성 T&D는 외부 자금 조달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수익 창출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2023년 말 자산 1305억원, 부채 1047억원, 자본 258억원으로 부채비율이 405.8%에 달했지만 이후 2년간 누적 순이익 956억원이 자본에 반영되면서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84.1%까지 떨어졌다. 올해 1분기에도 96.3%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효성 T&D의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 본사의 재무 부담도 이전보다 완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효성중공업은 효성 T&D에 약 1524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효성 T&D는 효성중공업의 가스절연개폐장치(GIS) 생산을 담당하는 유일한 해외 거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효성 T&D는 인도 GIS 시장에서 약 5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6년 현지 공장 준공 이후 같은 해 10월 첫 판매를 시작한 800kV GIS는 현재 시장 점유율이 9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중공업은 효성 T&D의 특화된 제품 포트폴리오와 선별 수주 전략이 현지 시장 경쟁력의 기반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시장에서의 입지가 탄탄한 가운데 인도 전력 인프라 시장 자체의 성장 여력도 크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인도 정부는 2032년 최대전력수요가 458GW에 이를 것으로 보고 송·배전 인프라 확충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220kV 이상 송전망은 2024년 48만5000ckm에서 2032년 64만8000ckm로 확대되고 변전용량도 같은 기간 1251GVA에서 2342GVA로 늘어날 전망이다. 관련 투자 규모는 총 9조1500억루피(약 14조원)에 달한다.
다만 인도 전력시장 성장에 맞춰 글로벌 기업들도 현지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실제로 효성 T&D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01억원으로 전분기(185억원) 대비 45.4% 감소했다. 히타치에너지(ABB), 지멘스 등 글로벌 업체들의 현지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까지 인도 내 생산기지 구축에 나서면서 향후 가격 경쟁 심화와 수익성 둔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효성중공업은 저수익·고위험 프로젝트를 피하는 선별 수주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더불어 사전 입찰 조건을 조정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알제리·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 등 인접 국가로 수출 지역을 확대해 수익원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인도 현지 생산법인을 통해 말레이시아 전력망 시장에 GIS를 처음으로 직접 수출했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인도 정부의 전력 인프라 확대 정책에 따라 인도 법인의 수주가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인도 내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어 현지 생산 제품 사용을 장려하는 정책에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 법인의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은 아시아·태평양 시장을 겨냥한 수출 확대의 시작 단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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