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기령 기자] 애즈위메이크의 대규모 회계부정 의혹이 불거지면서 손수영 대표를 둘러싼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투자 유치를 주도한 손 대표가 허위 재무자료의 작성·제출 과정에 어느 범위까지 관여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4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손 대표는 대학 시절 인하 스타트업 경진대회와 사회적경제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등에서도 잇달아 수상하며 발판을 다졌다. 이후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되며 창업 생태계에 이름을 알렸다. 같은 해 11월 애즈위메이크를 설립했고 이듬해 동네마트 식료품을 당일 배송하는 플랫폼인 큐마켓을 출시했다.
손 대표가 내세운 것은 대형 유통업체와 온라인 플랫폼에 밀린 지역마트의 디지털 전환이었다. 마트의 유휴 공간과 상품을 활용해 온라인 주문과 배송을 연결하고 재고·회계·배달 등 운영 전반을 디지털화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지역 소상공인과 소비자를 연결한다는 사업 명분은 임팩트 투자사와 벤처캐피탈(VC)의 관심을 끌었다.
투자 유치도 이어졌다. 윤민창의투자재단과 나눔엔젤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이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고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 부산은행, JB인베스트먼트, HGI(에이치지이니셔티브),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이 시리즈 A에 참여했다. 지난해에는 LB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원익투자파트너스, 에이벤처스 등이 참여한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까지 성사시켰다. 애즈위메이크가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유치한 누적 투자금은 약 263억원이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손 대표는 기존 주주들과의 신뢰 관계를 신규 투자자 확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기존 투자사 관계자가 애즈위메이크를 적극 추천하면서 공동 투자를 제안하며 투자가 이어졌다. 기존 주주들의 반복된 후속투자는 신규 투자자에게 회사의 성장성과 재무 상태를 뒷받침하는 신뢰 신호로 작용했다.
정책금융기관의 지원도 손 대표의 성공 서사에 힘을 보탰다. 손 대표는 중기부 예비창업패키지의 지원을 토대로 애즈위메이크 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2024년에는 신용보증기금의 프리아이콘(Pre-ICON)에 선정돼 3년간 30억원의 보증을 지원받았다. 프리아이콘은 신보가 비즈니스모델의 혁신성과 기술력, 성장성 등을 심사해 도약 단계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에는 IBK 창공 대전 7기에도 선정됐다.
프리아이콘 선정 당시 애즈위메이크는 매출이 2020년 3000만원에서 2021년 2억원, 2022년 7억원, 2023년 35억원으로 증가했고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며 재무지표를 공개했다. 당시 손 대표는 “3년 내 제휴 마트 5000개소를 확보해 국내 온라인 음식료품 판매 선두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손 대표는 같은 해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주최한 ‘2024 세계 기업가정신 주간 한국행사’에 연사로도 참석했다. 행사에 공개된 회사 소개 자료에는 2023년 매출 35억원, 2024년 예상 매출 240억원, 제휴 식자재마트 501곳, 누적 거래액 2500억원 등의 수치가 기재됐다.
하지만 이후 외부에 공개된 애즈위메이크의 매출 수치는 자료마다 차이를 보였다. 유진투자증권이 지난해 발간한 비상장기업 투자동향 자료에는 애즈위메이크의 2024년 매출액이 120억8000만원으로 소개됐다. 앞서 제시한 예상 매출 24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다만 2023년 매출 35억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약 245% 증가해 외형은 3.5배 가까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애즈위메이크가 최근 투자 유치 과정에서 제시한 2025년 매출은 약 300억원이었다. 2024년 매출 120억8000만원보다 약 148% 증가한 규모다. 회사가 제시한 수치를 기준으로 하면 애즈위메이크의 매출은 2023년 35억원에서 2년 만에 약 8.6배 불어난 셈이다. 최근 IR 자료에는 최대 월 매출 70억원과 영업이익률 40% 등의 실적도 포함됐다.
그러나 신규 투자를 검토하던 VC가 재무실사를 실시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애즈위메이크가 제시한 재무 수치에서 불일치가 발견됐고 투자자들에게 제출한 감사보고서가 해당 회계법인이 발급한 자료가 아니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은행 잔액증명서를 비롯한 주요 재무 증빙도 조작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주주들은 회계법인을 선임해 주주들과 공동 조사에 착수했다. 감사보고서와 잔액증명서의 진위, 실제 매출과 자산·부채, 투자금 사용처 등이 조사 대상이다.
VC 관계자는 “손 대표와 기존 투자사 사이에 형성된 신뢰가 후속 투자 유치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안다”며 “회사가 여러 차례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 대표가 재무자료의 실체를 전혀 몰랐다고 설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즈위메이크 측은 조만간 공식 입장을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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