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반도체와 인공지능(AI) 하드웨어 수출 호조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끌어올렸다. 상반기 중동전쟁으로 인해 경기 하방 압력이 있었지만 수출 경기 개선이 충격을 상쇄했다는 평가다.
재정경제부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각각 7월 세계경제수정전망과 아시아경제전망을 통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고 9일 밝혔다. 두 기관 모두 지난 4월 전망보다 0.7%p 높게 전망했다.
IMF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6%로 제시했다. 내년 성장률도 기존보다 0.4%p 높은 2.5%로 전망했다. 이번 한국 성장률 전망치의 상향폭은 IMF 발표 대상 주요 30개국 가운데 가장 컸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도 발표 대상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제시됐다.
상향 조정 배경에는 여전히 반도체가 있다. IMF는 견조한 반도체 대외수요가 중동전쟁의 부정적 영향을 압도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을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와 함께 AI 하드웨어 순수출 상위 4개국으로 꼽았다.
AI 하드웨어는 AI 연산에 필요한 반도체와 관련 장비를 뜻한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면서 고성능 메모리와 서버용 반도체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기반으로 이 흐름의 핵심 수혜자가 되고 있다.
IMF는 한국이 중동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지만 반도체와 AI 하드웨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연율 기준 성장률이 7.5%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연율 성장률은 한 분기의 성장 속도가 1년 동안 이어진다고 가정한 수치다. 지난 4월 예상치는 1.8%에 머물렀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높였다. 내년 성장률은 2.0%로 기존보다 0.1%p 상향했다.
ADB는 1분기 한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보였고, 중동 갈등 대응을 위한 정부 대책도 충격을 완화했다고 봤다. 또 글로벌 AI 수요 증가에 따른 수출 확대가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망 차질은 부담 요인으로 지목했다. 반도체 경기 호조가 하방 압력을 상쇄하겠지만, 장기적인 에너지 공급 차질과 미국의 관세 재부과, 주식시장 조정 가능성은 리스크로 남는다는 설명이다.
성장 동력이 반도체와 AI 하드웨어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향후 변수다. IMF는 세계경제 리스크가 지난 4월보다 균형적이지만 여전히 하방요인이 우세하다고 진단했다. 중동정세 불확실성, 무역 분절화, 일부 국가의 정책 여력 약화가 주요 위험요인이다.
AI 역시 성장 동력이자 변수가 될 수 있다. 생산성을 높일 수 있지만 기대가 꺾이면 소비와 금융시장을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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