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삼천리가 미국 'K-푸드'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2년 후론 전무했던 해외 외식업 자회사 신설을 지난해부터 재개, 1년 간 무려 3개 법인을 신규 설립했다. 삼천리ENG는 K-푸드 열풍에 올라타 외식 사업을 빠르게 키우는 한편, 해외 영토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21일 삼천리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 외식 사업 법인 SL&C KSC Brea를 설립했다. 이와 관련해 삼천리 관계자는 "K-푸드 인기와 더불어 미 시장 본격 진출을 검토하면서 일단 법인부터 설립했다"며 "현지에 맞춘 신규 브랜드를 위주로 검토하고 있고

삼천리는 도시가스를 중심으로 발전과 에너지 효율, 집단 에너지 등에 주력해 온 종합 에너지 기업이었지만,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환경 ▲자동차 매매 ▲외식 서비스 ▲금융 등 다양한 비에너지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외식 사업 등 생활·문화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사세 확장에 나선 모양새다. SL&C의 경우 모던 중식당 '차이797'와 직화 구이 전문점 '서리재', 한우 등심 전문점 '바른고기 정육점', 홍콩 대중 음식점 '호우섬' 등 브랜드를 아우르며 외형 성장을 일궈 나가고 있다. 2017년 출점을 시작으로 현재 총 73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연간 매출액도 ▲2021년 428억원 ▲2022년 659억원 ▲2023년 838억원으로 성장세다.

글로벌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 1~10월 농식품 누적 수출액은 역대 최대인 81억9000만달러(약 11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미국만 해도 K-푸드 인지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김밥과 떡볶이, 라면, 치킨 등이 한인 마트를 넘어 월마트 등 주요 유통 업체에도 입점한 상황이다.

이에 삼천리는 2012년 5월 삼천리L&C코퍼레이션 설립 이후 멈췄던 해외 외식 사업의 시계를 11년 만에 다시 돌리기 시작했다. 특히 캘리포니아주를 주요 거점으로 삼아 사업 기회를 노리고 있다. 작년 6월 지주사 SL&C F&B와 사업 회사 SL IRVINE를 잇따라 설립한 데 이어 올해 5월 SL&C KSC Brea를 설립했다.

해외 호텔 사업에도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1년부터 미국에서 현지 호텔을 인수하는 식의 해외 법인 설립만 전개했다면 지난해에는 도쿄에 사업을 론칭해 저변을 넓혔다.

삼천리는 창사 70주년인 내년을 터닝 포인트로 보고 해외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이를 위해 신임 수장도 중용했다. 최근 대표이사로 내정된 신서호 부사장이 2015년 삼천리에 합류한 이후 줄곧 SL&C 사업 본부장을 맡아 온 실무 경력을 살려 미국 시장 진출 등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신 부사장은 1974년생으로 이제 지천명인 젊은 전문 경영인이라 트렌디한 감각이 기대되며, '호텔·외식 경영' 한 우물을 팠던 만큼 전문성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그는 호주 캠베라대학교 관광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연세대 호텔·외식·급식 석사와 세종대 관광대학원 외식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업에선 썬앳푸드 총괄 이사를 거쳐 SPC그룹과 아워홈에서 외식 사업부장를 역임한 바 있다.

삼천리 신사업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이은선 미래 사업 총괄 부사장도 SL&C의 성장 엔진 강화에 지속 힘쓸 전망이다. 올해로 43세인 이 부사장은 이만득 삼천리 회장의 셋째 딸로, 미국 U.C.버클리대 경제학과를 나와 2019년부터 삼천리 기획 및 전략 분야에서 근무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