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흥국자산운용이 새 주식운용본부장으로 1980년대생 인사를 선택했다. 새로 임명된 홍찬양 주식운용본부장은 ETF(상장지수펀드)를 비롯한 리테일(개인금융) 사업 확대를 주요 임무로 맡게 될 전망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임대진 전 흥국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이 최근 개인 사유로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홍찬양 본부장이 주식운용본부를 새롭게 이끌게 됐다. 임 전 본부장이 1971년생 베테랑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세대교체가 이뤄진 셈이다.

1982년생인 홍 본부장은 12년가량 펀드를 운용해 온 전문가다. 2012년 8월 동양자산운용을 시작으로 BNK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HDC자산운용 등의 주식운용본부를 거쳐 2023년 4월부터 흥국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에 합류했다.

흥국자산운용 관계자는 "홍 본부장은 흥국자산운용에 몸담은 이래 펀드 운용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왔다"며 "이를 고려해 이번에 주식운용본부장으로 내부 승진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홍 본부장이 흥국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긴 후 2023년 5월부터 부책임으로 운용에 참여한 '흥국마켓리더스증권투자신탁[주식]'의 경우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최근 1년 평균 운용수익률 8.7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6.28% 오른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준수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 

홍 본부장은 앞으로 주식형 펀드 및 ETF(상장지수펀드)를 포함하는 리테일 사업 확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흥국자산운용은 '채권 명가'로 알려진 만큼 전체 운용자산(AUM)에서 채권 비중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흥국자산운용은 올해 6월 28일 기준으로 펀드 및 투자일임 운용자산(순자산총액+평가액) 37조2799억원을 운용 중이다. 여기서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66.6%(24조8215억원)에 달한다.

반면 주식 운용자산 규모는 9587억원으로 전체 펀드 및 투자일임 운용자산의 2.6%에 불과하다. 주식형 펀드 운용보수가 채권형 펀드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점을 고려하면 흥국자산운용이 주식 운용자산 규모를 확대하면 수익성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 

최근 급성장 중인 ETF 시장에서도 흥국자산운용의 존재감은 약한 편이다. 흥국자산운용은 2015년 첫 ETF 상품 'HK S&P코리아로우볼'을 내놓은 뒤 한동안 신상품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다가 2022년부터 ETF를 다시 내놓기 시작해 현재 상품 4종을 운용 중이다. 

다만 흥국자산운용의 전체 ETF 순자산총액은 6월 28일 기준 1278억원에 머무른다. ETF를 운용 중인 국내 자산운용사 26곳 가운데 14위 수준이다. 흥국자산운용이 전체 펀드 및 투자일임 운용자산 기준으로 국내 자산운용사 12위인 점을 고려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2023년 11월에 출시된 'HK 종합채권(AA- 이상) 액티브' ETF가 순자산총액 1118억원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나머지 주식형 ETF 3종의 순자산총액을 살펴보면 HK S&P코리아로우볼 63억원, 'HK 베스트일레븐 액티브' 49억원, 'HK 하이볼 액티브' 48억원에 불과하다. 

흥국자산운용 관계자는 "올해 신규 ETF 출시와 관련해서는 내부 협의가 진행 중이며 구체적 일정이 잡히진 않았다"면서도 "올해 안 출시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