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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 전영현 부회장, 삼성 HBM 구원투수 될까
김민기 기자
2024.05.22 07:01:18
메모리 반도체 1위, '초격차' 삼성전자 위상 되찾아야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1일 17시 3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영현 삼성전자 사장이 9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리는 삼성 수요사장단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근하고 있다. 2016.11.9(사진=뉴스1)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부를 구할 수장으로 경험 많은 노장을 전면에 앉혔다. 과거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의 부흥을 이끈 전영현 현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을 다시 데려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경쟁사에 밀리는 형국을 뒤집겠다는 생각이다.


전 부회장은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줄이고 빠른 시일 내에 엔비디아 HBM 퀄 통과에 성공시켜야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이와 더불어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부를 살리고, TSMC와의 경쟁에서 이겨야하는 과제를 떠앉았다. 


삼성 내부에서는 분위기 쇄신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 1위의 위상을 살리고 흔들리는 내부 분위기를 다잡아 과거 '초격차'의 영광을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반면 일각에서는 최근 HBM 등 AI 반도체 시장에 맡는 트렌드에 따라가는 인사가 아닌 과거의 인물을 또 다시 데려오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부문장에 전영현 현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을 위촉한다고 21일 밝혔다. 기존 경계현 사장은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삼성전자는 이날 인사를 단행하며 "이번 인사는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하에서 대내외 분위기를 일신해 반도체의 미래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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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기존 한종희 부회장(DX부문장)-경계현 사장(DS부문장) 투톱 체제에서 '한종희-전영현' 두 부회장의 투톱 체제로 바뀌게 됐다. 전 부회장은 내년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에 선임될 예정이다.


경 사장은 스스로 DS부문장을 내려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물러났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HBM 사업 부진으로 인한 경질 인사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HBM3 시장에서 최근 고객사를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엔비디아의 퀄 통과가 이뤄지지 않아 샘플 납품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HBM 점유율도 SK하이닉스에 밀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8%, 마이크론 9% 수준이다.


이미 이달 초 DS내부에서는 사업지원 TF에서 경계현 사장을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나온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다. 경 사장이 직전 사업부가 삼성전기였던 만큼 내부 임원들을 휘어 잡는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일부 있었다. 아울러 경 사장이 낸드플래시는 전문가지만 D램은 전 부회장이 더 잔뼈가 굵은 만큼 D램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사 교체가 단행됐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전 부회장은 LG반도체 D램 개발팀 출신으로 삼성전자 부회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한양대 전자공학과(학사)를 졸업한 뒤 카이스트에서 전자공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1년 LG반도체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전 부회장은 2000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로 자리를 옮긴 후 2009년 D램 개발실장, 2014년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을 거쳤다.


삼성SDI의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할 때에는 '반도체 1등 DNA'를 배터리 부문에 성공적으로 이식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2년 연속 적자에 머무르던 삼성SDI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그는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확대와 품질경영을 기반으로 신성장 동력 확보와 빠른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업계 관계자는 "전 부회장이 삼성 내부에서는 LG반도체 출신임에도 부회장까지 오른 만큼 실력적으로 뛰어나다"며 "과거 권오현 전 회장과 옛 삼성 미래전략실 주요 인사들로부터 두루 신뢰 받았던 흔치 않은 인물 중 하나"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HBM 이외에도 파운드리 사업 역시 TSMC에 밀려 2030년 세계 1위 목표에 점점 멀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 점유율은 61.2%, 삼성전자는 11.3%를 기록했다. 격차가 50%포인트가 넘는다. 3나노 공정에서도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구조를 선보이며 TSMC를 뛰어넘으려고 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대형 고객사가 없어 공정 기술에 대한 의구심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 부회장은 3나노 수율과 성능을 올려 내년 갤럭시S25에 3나노 GAA 공정을 통한 모바일어플리케이션(AP) 엑시노스 2500(프로젝트명 솔로몬)의 양산을 성공적으로 이뤄내야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전 부회장을 선두로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초격차를 이끌 추가 인사와 조직개편 등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최근 반도체 업계가 과거 선단 공정을 통한 원가 절감, 대량 생산 등으로 점유율을 높이던 분위기가 바뀌고 고객사에 맞는 맞춤형 메모리 제품이 늘어나는 만큼 전 부회장의 인사가 트렌드에 맞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1960년생인 전 부회장은 나이도 적지 않고 일정 기간 반도체 사업부를 떠나있었던 만큼 최근 AI로 인한 반도체 분위기도 바뀐 상황에서 과거 분위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직원들의 걱정도 있다"며 "10여 년 전 반도체 호황기 때와는 전혀 다른 인공지능시대의 고성능 신기술에 과연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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