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SKIET가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R&D 자산을 인계받아 단독 연구에 나선다. 자체적인 사업 경쟁력이 올라온 가운데 고객 요청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는 R&D 자산은 독립했지만 필요한 연구는 SK이노베이션의 환경과학기술원과 계속 협력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IET는 정보전자(I/E) 소재 R&D 관련 자산 및 연구인력을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양수받았다. 이번 양수는 ▲양극활물질 ▲전해질 ▲분리막 ▲차세대 배터리 소재 등을 연구하는 I/E소재연구센터가 SK이노베이션 산하 환경과학기술원에서 SKIET소속으로 바뀌는 것이 골자다.

본래 SKIET의 연구개발 업무는 SK이노베이션과의 연구개발계약을 통해 진행됐다. 분리막 및 기타 신사업 부문의 연구개발 프로젝트 수행과 관련해 관련 비용을 월 단위로 정산해 지급하고 관련 무형자산을 공동소유했다. 이번에 양수 결정이 나면서 비용 100억원을 SK이노베이션에 지급하고 5월1일부로 SKIET의 유형자산이 증가하게 된다.

SKIET의 R&D 독립은 2021년 상장 이후 자체적인 사업 경쟁력이 올라온 것과 무관치 않다. 실제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한 다음해인 2021년 매출보다 38.4% 증가한 6495억원을 기록해 대규모 외형 성장을 달성했다. 과거 SK온도 연구개발을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산하에서 진행하다 사업 안정화가 된 이후 R&D조직을 이관받았다.

아울러 분리막 기술에 관해 고객 요청에 신속하게 대응하려는 것도 R&D 독립에 한몫 거들었다. 고객이 원하는 물성과 분리막에 대한 연구가 같은 회사 소속으로 있을 때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것이다. 분리막은 배터리에서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분리막이 얇을수록 양극재의 함량을 높일 수 있어 배터리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고 주행거리가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온다. SKIET는 대표적인 분리막 제조 기업으로 차세대 분리막인 나노 복합 소재 분리막을 개발했다.

다만 SKIET 내 연구조직 구조의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회사내부에 I/E R&D 연구소 말고도 생산혁신실 내 조직에서 ▲소재부문 전반의 공정기술 ▲생산기술 ▲설비기술 및 양산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두 조직이 통합되거나 새롭게 개편될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회사의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SKIET는 환경과학기술원과의 협력은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I/E를 제외하더라도 에너지 등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 대해 통합적으로 연구를 진행한다는 이유에서다.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계속 협업을 이어나간다는 의미다.

회사 관계자는 "분리막 기술에 대한 고객 요청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게 필요해 R&D 독립을 결정하게 됐다"며 "단지 소속이 옮겨진 것이라 연구조직 내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독립적이고 주도적으로 필요한 연구 과제를 생각할 계획"이라며 "연구에 투자가 필요하다면 연구비를 늘릴 계획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