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한국신용평가가 재생 목제 분야의 코스닥 상장사인 동화기업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주택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베트남 사업 부진, 차입부담 해소 지연 등이 겹치면서 수익성 회복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21일 한국신용평가는 동화기업이 발행을 앞두고 있는 제20회차 무보증사채에 신용등급 A-를 부여하고 등급전망은 '부정적'(Negative)으로 평가했다. 또 기발행된 제16회차 무보증사채에 대해서는 정기평가를 통해 기존의 A- 등급을 유지하면서도 등급전망은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76년의 업력을 가진 동화기업은 보드(PB‧MDF), 건장재(강화마루)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로 베트남, 호주, 핀란드에 해외 생산법인을 두고 있다. 최대주주는 49.1%를 보유하고 있는 '동화인터내셔날'(Dongwha International Co. Limited)이며 연매출 규모는 1000억원 수준이다.

한신평은 동화기업이 약화된 이익창출력을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재생에너지 관련 수요 확대에 따른 목질 원재료 가격 인상, 에너지 비용 부담 증대 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주택경기 침체로 인해 소재산업의 이익창출력이 크게 저하된 상황이다. 지난 2002년 8.8% 수준이던 소재산업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마이너스(-) 5.9%로 떨어졌다.

부진에 빠진 베트남 사업도 동화기업의 이익창출력 제고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베트남에서 MDF 제조업을 영위하는 종속기업 두 곳이 현지 경기 침체로 적자를 기록했고, 그 여파로 인해 동화기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 16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베트남 증설 투자 철회 등으로 600억원의 영업외손실을 인식함에 따라 1084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투자 누적으로 인해 재무부담이 커진 것도 등급전망이 하향 조정된 배경이다. 지난 2018년 말 2705억원이었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지난해 7633억원으로 불어난 상태다. 이는 대규모 투자를 성사하기 위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한 영향으로 동화기업은 동화일렉트로라이트 인수(2019년), 동화 베트남 MDF 공장 증설(2020년), 동화일렉트로라이트 헝가리 공장 증설(2021년) 등을 연달아 추진했다.

이후 동화기업은 차입부담 완화를 위해 동화일렉트로라이트 구주매각와 유상증자로 800억원대 가량의 현금을 유입했다. 하지만 미국 테네시 공장 증설투자와 계열사 골프장(몽베르CC) 자금지원 등이 이뤄지면서 재무부담이 재차 커지게 됐다. 실제 지난 2022년 4.8배 수준이던 총차입금 /EBITDA(에비타)는 지난해 13.3배로 확장됐다. 아울러 계열사에 2018억원의 지급보증과 1594억원의 대여금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재무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한신평은 "전방산업의 부진과 사업경쟁력 둔화로 영업실적이 저하되거나 대규모 투자 지속, 계열사 지급보증 확대 등이 이뤄진다면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