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에코프로가 2021년 4분기 이후 2년 만에 분기 적자전환했다.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되는 '캐즘(Chasm)' 구간에 진입하자 에코프로는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에코프로는 전기차 시장이 프리미엄, 일반, 저가로 세분화됨에 따라 다양한 양극재 제품을 개발해 신규 시장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7일 박재하 에코프로 경영관리본부장(전무)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캐즘 구간에 진입했다"며 "보조금 축소와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전기차 시장은 일시적으로 성장률이 둔화하는 반면 하이브리드 차량 수요는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핵심광물 가격 하락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 1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에코프로는 중저가 전기차용 양극재 개발을 가속화하는 한편 하이니켈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전지재료 사업의 통합 리사이클(재활용)을 추진해 니켈, 리튬 등 메칼가격 변동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유럽내 리사이클 합작법인(JV) 설립하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적격광물 확대를 추진한다. 또 호주 리튬 기업과 협업, 아프리카 리튬 광산 투자도 검토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니켈 사업도 확대한다. 에코프로는 "인도네시아 유력 광산 보유 기업과의 신규 프로젝트를 통해 안정적인 니켈중간재 수급을 확보할 것"이라며 "니켈매트 공급망 확보 등 원재료 구매 다변화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중저가 전기차에 적용되는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파일럿 라인은 올해 하반기 구축한다. 하이니켈 제품인 니켈·코발트·망간·첨가제(NCMX) 양극재는 하반기 양산을 시작으로 생산 안정화와 판매량 확대에 나서고, 미드니켈(OLO) 양극재는 개발 고도화와 고객사 확보를 추진할 예정이다.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는 "비상경영을 통해 이익 방어에 최선을 다했지만 4분기에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게 돼 임직원, 주주 여러분들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객확대, 신제품 개발 등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에코프로 구성원 모두가 노력하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시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7조25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952억원으로 52% 줄었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매출 1조2736억원, 영업손실 1224억원으로 광물가격 하락과 전방시장의 수요 위축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