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타이거 우즈는 내달부터 테일러메이드가 새롭게 출시하는 골프 브랜드 '선데이 레드'의 의류를 입는 것이 유력하다. 테일러메이드는 지난해 12월 선데이 레드 상표를 등록하며 디자인으로 우즈의 상징과도 같은 붉은색과 호랑이 무늬를 내세운 바 있다.

테일러메이드가 우즈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16년이다. 당시 나이키가 골프클럽 등 관련용품에서 손을 떼며 의류 후원만 이어갔다. 나이키골프의 빈자리는 테일러메이드(클럽), 브리지스톤(골프공) 등이 채웠다. 테일러메이드는 현재까지 클럽을 후원하며 우즈와 인연을 지속했고 지난해 말 나이키가 의류 후원을 종료하자 우즈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들은 테일러메이드가 우즈에 골프의류를 제공하는 것을 두고 한 단계 성장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성기는 지났지만 우즈가 지닌 상징성을 고려하면 여전히 매출 및 인지도 상승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우즈는 나이키와 27년간 후원계약을 이어오며 '나이키골프는 곧 우즈'라는 인식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테일러메이드의 공격적인 행보는 지난 2021년 회사를 인수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센트로이드PE의 운영전략 영향으로 풀이된다. 센트로이드PE는 당시 1조8000억원을 투자해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했다. 신생 운용사에 속했던 센트로이드PE가 쟁쟁한 글로벌 경쟁사들을 제치고 인수에 성공하자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선 놀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테일러메이드 인수 이후 센트로이드PE는 다수의 볼트온(동종업체인수) 전략을 통해 밸류에이션 상승 작업에 나섰다. 먼저 골프공 생산 능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테일러메이드코리아를 통해 낫소골프를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복합 골프 레저시설 '팝스트로크'에 약 8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팝스트로크는 타이거 우즈가 설계 및 투자한 곳이기도 하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센트로이드PE가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한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뛰었다. 테일러메이드는 지난해 매출 13억8200만 달러(약 1조8400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2억3670만 달러(3150억원)를 각각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센트로이드PE가 인수하기 직전년도(2020년) 매출과 EBITDA가 각각 9억3770만달러, 1억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47%, 136%씩 증가한 수치다.

센트로이드는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할 당시 기업가치를 산정하기 위해 EBITDA/멀티플을 15배로 책정했다. 지난해 EBITDA를 기준으로 같은 멀티플을 적용하면 테일러메이드의 기업가치는 5조원에 육박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약 3년 만에 기업가치가 2.5배 이상 급등한 셈이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센트로이드PE가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한 이후 회사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나며 기업가치가 상하고 있다"며 "젊은 리더십을 필두로 공격적인 밸류에이션 상승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골프황제로 통하는 타이거 우즈에게 의류후원을 시작함으로써 회사가 한 단계 성장 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며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