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DGB금융의 차기 회장 롱리스트(1차 후보군) 선정 절차가 늦춰지고 있다. 오는 2월말에는 최종 후보를 확정해야 하는데 아직 1차 후보 선정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개선 압박에 따라 후보 검증 과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롱리스트를 아직 확정하지 못한 이유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1심 선고 공판이 10일 이뤄지는 것을 감안할 때 공판 이후 김 회장의 거취 발표와 DGB금융 차기 회장 롱리스트 확정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DGB금융 내부 분위기를 감안하면 1월 셋째 주가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오는 3월 김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해 말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가동, 롱리스트 선정을 위한 내외부 후보군 인선 작업을 시작했다.

눈길을 끄는 건 지난해 말까지 롱리스트를 확정할 계획이었지만 예정과 달리 확정 시기가 1월 초로 옮겨졌고, 1월 초순이 지나는 시점에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초 DGB금융의 차기 회장 후보 선정 계획은 지난해 말까지 롱리스트 확정 후 올해 1월말 숏리스트 확정, 2월말 최종 후보를 확정하는 단계로 구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단계별 각각의 후보 검증에 약 한달의 기간을 두고 평가를 진행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롱리스트 확정이 늦춰지면서 사실상 숏리스트 선정 후 최종 후보 확정을 위한 평가 시간이 상당히 촉박해졌다.

DGB금융은 롱리스트 확정 시기를 '1월 중'이라고 밝혔지만, 2월말에는 최종 후보가 확정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1월말도 늦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1월 셋째주가 가장 유력하다고 보고 았다.

DGB금융지주가 통상 3월말 주주총회를 진행하는데 이에 앞서 2월말이나 3월초 주주총회소집결의를 통해 대표이사 회장 선임 안건 등 주총에서 다룰 의안 내용을 미리 알려야 하기 때문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1월초 롱리스트 확정은 힘들 것 같다"며 "1월 중으로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내부 후보군에 포함된 김태오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 걸린 만큼 1차 공판 뒤로 시기를 미뤘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1차 공판 판정이 김 회장에게 유리하든 불리하든 항소를 통한 2심이 진행될 것이 확실시되는 데다, '만 67세' 연령 제한이라는 정관상 한계를 무릅쓰고 김 회장을 롱리스트에 포함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다.

한편 현재 DGB금융 회장 후보군으로는 황병우 DGB대구은행장을 비롯해 김경룡 전 DGB금융지주 회장 직무대행, 임성훈 전 DGB대구은행장, 박명흠 전 DGB대구은행장 직무대행 등 내부 출신 인사들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DGB금융은 회장 후보군에 대해 롱리스트까지는 비공개로 진행하고, 숏리스트부터 공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