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컴퍼니케이는 올 들어 운용 중인 펀드 투자금 회수 작업에 한창이다. 내년 기준으로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째 운용 중인 벤처펀드들이다. 만기를 앞둔 펀드는 총 7개, 약정총액으로는 1960억원 규모다.

회수 진도가 가장 빠른 건 2014년 7월 약정총액 420억원 규모로 조성한 '컴퍼니케이 스타트업 윈윈펀드'다. 리디, 솔리드, 버즈빌, ST유니타스 등에 투자해 550억원을 회수했다. 추가 회수가 기대되는 투자잔액은 130억원 상당이다.

일찌감치 성과보수 구간에 진입한 만큼 유한책임조합원(LP)들에게도 짭짤한 수익을 돌려줄 전망이다. 해당 펀드에 출자한 LP는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SK텔레콤, 외환은행, 하나은행 등이다. 컴퍼니케이는 GP커밋(운용사출자금)으로 20억원을 책임졌다.

윈윈펀드와 같은 해 출범한 '컴퍼니케이 챌린지펀드'도 기대주다. 해당 펀드는 모태펀드 자금을 토대로 2014년 9월 약정총액 200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리디, 직방, 와이브레인, 샌드박스네트워크 등에 투자해 270억원을 회수했다. 투자잔액은 91억원이다.

퀄컴벤처스와 2016년 6월 공동 결성한 '퀄컴-컴퍼니케이 모바일 생태계 상생펀드' 또한 준수한 성과가 기대된다. 파두, 멕아이씨에스, 프로그린테크,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등에 투자해 842억원을 회수했다. 펀드 약정총액(570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내년 중 펀드 해산을 결의한 뒤 청산 시점을 저울질한다는 구상이다.

문화·콘텐츠 분야를 겨냥한 '컴퍼니케이 디지털콘텐츠코리아펀드(150억원)'와 '컴퍼니케이 문화-ICT 융합펀드(400억원)'는 투자원금 회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애니메이션 등 주목적 투자를 단행한 프로젝트 정산금을 거둬들이는 한편, 항공 우주 스타트업 '루미르'를 비롯한 비목적 투자기업의 성장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밖에 2014년 농식품모태펀드 출자를 받아 100억원 규모로 결성한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애그로씨드투자조합'과 2019년 한국투자증권 자금을 토대로 결성한 'CKP-KIS 2019 투자조합(120억원)'도 내년 만기를 맞는다. 각각 회수 여건에 따라 청산 시기를 조율할 전망이다.

컴퍼니케이는 이른 시일 내 만기를 앞둔 펀드들이 대거 몰린 만큼, 내년 한해 신규 펀드 결성보단 투자금 회수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IBK-컴퍼니케이 혁신성장펀드'를 조성하며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실탄도 두둑이 마련해뒀다.

해당 펀드는 당초 결성목표보다 320억원 증액한 1320억원 규모로 출범했다. IBK기업은행, 교직원공제회 등이 출자자로 참여했고, 컴퍼니케이는 GP커밋으로 60억원을 댔다. 컴퍼니케이는 혁신성장펀드 결성과 동시에 누적 운용자산(AUM) 1조원 돌파 금자탑을 쌓기도 했다.

컴퍼니케이 관계자는 "연간 평균 투자금액을 고려하면 올 하반기 결성한 혁신성장펀드를 활용해 안정적인 투자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며 "내년엔 만기를 앞둔 펀드들이 대거 몰린 만큼 투자금 회수와 청산 작업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