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내년 초 임기가 만료하는 곽달원 HK이노엔 대표이사의 연임 가능성에 업계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제품 라인업 확대와 영업력 강화를 통해 회사 경영을 안정적인 궤도에 올렸단 평가 때문이다. 특히 35개국에 기술 또는 완제품 수출 형태로 진출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의 성과와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그의 재신임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곽 대표 임기 만료는 내년 4월17일이다. 성균관대를 졸업한 그는 1986년 삼성그룹에 입사 후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에서 영업지원팀장, 제2사업부장 등으로 일했으며, 제약사업부문 영업총괄, 제약사업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그리고 CJ제일제당 제약부문이 CJ헬스케어로 독립하면서 회사의 각자대표를 맡았다. CJ헬스케어가 지난 2018년 한국콜마에 인수돼 HK이노엔으로 사명을 바꾼 후에는 전문의약품(ETC)사업총괄, 생산총괄, 수액사업총괄 등을 거쳤으며, 작년 1월 HK이노엔 대표이사에 올랐다. 

곽 대표가 사령탑에 오른 첫 해, 회사는 전년 대비 10% 성장하며 연매출 8000억원을 돌파했다. 올 매출은 작년 보다 1.2%(98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크게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다. 올 영업이익과 순이익 추정치는 각각 656억원, 471억원으로 전년 대비 24.9%(131억원), 23.5%(90억원) 증가할 전망이다. 

실적 개선은 우리나라 30호 신약 케이캡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캡은 올 3분기까지 861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2019년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4935억원의 누적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케이캡의 상승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업계 관측이다. 이미 기술 또는 완제품 수출 형태로 35개국에 진출했으며, 현재도 해외시장 공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추가 임상시험을 통해 적응증 확대를 노리는 한편, 구강붕해정 출시 등 제형 다양화로 확고한 시장 지위 굳히기에 나선 모습이다. 여기 케이캡 공동판매(코프로모션) 파트너를 기존 종근당에서 보령으로 교체하며 매출 극대화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코프로 계약으로 수수료율이 낮아짐에 따라 HK이노엔의 수익성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HK이노엔이 강점을 가진 수액 품목과 곽 대표가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헬스‧뷰티‧음료(HB&B)부문도 수익 증대에 한 몫 했다. 혈액 및 체액 대용으로 쓰이는 기초수액은 3분기까지 422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혈중 영양분을 공급하는 영양수액은 같은 기간 259억원의 실적을 냈다. 또 숙취해소 제품 '컨디션'과 HB&B 음료 '헛개수'는 각각 453억원, 97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HK이노엔은 현재 미국에서 진행 중인 케이캡 3상 임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신청, 2025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유럽과 중동 지역에 대한 케이캡 기술수출 계약도 내년 상반기 중 확정될 예정이다. 여기에 케이캡 후속작을 준비해야 하는 중장기 과제도 있다. 회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선 새 블록버스터 라인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선 곽 대표가 이번 임기 이후에도 자리를 지키며 당면한 과제들을 풀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성과에 더해 회사의 제품 개발 및 글로벌 진출 전략 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