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삼성전자가 전자기기에 인공지능(AI)을 심는 '온디바이스 AI'에 주목하고 있다. AI 활용이 익숙한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노트북, 무선 이어폰 등으로 온디바이스 AI 제품군을 확대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기기 자체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연산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 초 출시되는 스마트폰 차기작 '갤럭시 S24 시리즈'에 온디바이스 AI가 적용될 전망이다. 갤럭시 S24 시리즈에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가우스(Gauss)'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가우스는 ▲텍스트 생성 모델 ▲코드 생성 모델 ▲이미지 생성 모델 등 3가지로 구성돼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미국 실리콘밸리 산호세에서 '갤럭시 언팩'을 개최하고 온디바이스 AI 기반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를 공개할 계획이다. 

온디바이스 AI란 말 그대로 기기에 탑재된 AI를 의미한다. 네트워크 연결이 필수인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와 달리 기기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수집, 연산해 필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기기 내부에서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에 처리 속도가 빠르고, 보안 문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네트워크 연결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실시간 통번역 작업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노트북, 무선 이어폰 등 다양한 제품군에 AI를 장착하고 있다. 이달 중순 출시 예정인 노트북 '갤럭시 북4 시리즈'에도 갤럭시 S24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가우스를 활용한 온디바이스 AI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 북4 시리즈는 네트워크 연결 없이 복수의 AI 연산 처리가 가능하다. 

무선 이어폰인 '갤럭시 버즈'에는 통역이 가능한 온디바이스 AI가 탑재될 전망이다. 네트워크 연결 없이도 대면 대화를 실시간으로 통역하는 이점을 갖는다. 상용화될 경우 언어의 장벽을 허무는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가우스를 활용한 생성형 AI 모델을 다양한 제품에 단계적으로 탑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과 가전을 아우르는 초연결 시대를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 기술이 제시하는 중요성과 가능성을 인식하고 당사의 단말기에 새로운 경험으로 구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 "2024년부터 고객들이 사용하는 핵심 기능에 AI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온디바이스 AI는 구글, 애플 등 빅테크의 참전으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구글은 최근 신형 스마트폰 픽셀8프로에 차세대 생성형 AI '제미나이' 나노 모델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애플도 AI 개발에 필요한 빠른 속도를 갖춘 최신 칩 M3를 탑재한 맥북을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과거 스마트폰에 음성 인식 기능과 초기 AI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애플의 '시리'와 삼성전자의 '빅스비'가 경쟁을 펼쳤듯이 온디바이스 AI로 디지털 기기의 경쟁이 가열되는 분위기"라며 "온디바이스 AI 경쟁으로 스마트기기에 채용되는 기본 램이 확대되고 CPU와 GPU는 물론 NPU와 같은 AI 관련 칩 사용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관련 기업들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