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에코프로비엠이 국내 3대 ESG평가기관으로 꼽히는 서스틴베스트의 '2023년 하반기 종합평가'에서 'BB'등급을 받았다. 사업장 에너지 사용량 등을 파악하고 공개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으나 지배구조 부문에서 발목이 잡았다. 

8일 서스틴베스트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하반기 ESG평가에서 BB등급(다소 우수)을 받았다. 서스틴베스트는 매년 상·하반기 부문별 지속가능경영 수준 평가를 진행하는데, 이번 하반기 평가는 상장기업 1065개사와 비상장기업 205개 등 총 1270개사 대상으로 실시했다. 

서스틴베스트의 ESG평가 등급은 총 7단계(AA/A/BB/B/C/D/E)로 구분된다. 에코프로비엠은 1270개사 중 500위이며, 자본재 기업 153개사 중에서는 61위를 기록했다. 

영역별로 보면 환경 부문은 72점으로 사회(52.8점) 지배구조(63.8점)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에너지 사용량과 수질오염 물질 배출량 등을 공개한 노력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회 부문은 종전 31.3점에서 52.8점으로 21.5점 상승했다. 안전보건 정책을 수립한 데다 안전보건 전담조직을 운영하는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직원 1인당 급여 수준이 산업군 대비 높은 것도 평가의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에코프로비엠의 3분기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5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0만원 늘었다.

다만 지배구조 부문은 59.4점에서 63.8점으로 소폭 상승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주주총회일 기준 안건 공고가 21일 이전에 이뤄지고 전자투표제를 실시했으나, 서면투표제는 실시하지 않은 점이 이 같은 결과를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았다. 나아가 오너리스크가 지배구조 평가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서스틴베스트는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는 사안을 컨트러버셜 이슈(Controversial Issue)로 분류하고 이를 ESG점수에 반영하는데, 에코프로그룹 창업주인 이동채 전 회장의 실형을 받은 까닭이다. 

이 전 회장은 2020~2021년 에코프로비엠의 중장기 공급계약 관련 정보가 공시되기 전 차명계좌로 주식을 사고팔아 11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2년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다.  

서스틴베스트는 지표 평가 결과상 성과가 우수하나 심각한 컨트로버시(논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기업이면 실제로는 ESG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아울러 해당 이슈를 환경, 사회, 지배구조 영역으로 구분해 점수를 차감한 후 최종점수를 산출한다. 

에코프로비엠의 오너리스크는 컨트로버시 평가 '레벨2'를 받았다. 이해관계자에게 미친 인적, 물적피해 규모의 크기와 해당 사건에 대한 이해관계자 및 정부, 사회 등의 반응 수준을 고려해 평가했다는 설명이다. 이 전 회장이 2년 실형을 선고받은 만큼 관련 이슈가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는 향후에도 ESG점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에코프로비엠의 ESG등급은 2021년 'A'에서 지난해 BB로 하락했다. 다시 A를 되찾기 위해서는 오너리스크 해소가 중요한 과제다. 

오너리스크와 별개로 에코프로비엠을 포함한 에코프로그룹은 ESG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에코프로비엠이 올해 처음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개한 데 이어 에코프로, 에코프로에이치엔 등 그룹내 다른 상장사들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다는 계획이다. 각사마다 ESG경영 목표를 수립하고 성과를 공유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윤리경영 제고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컴플라이언스실을 신설하기도 했다. 나아가 에코프로는 송정원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산지방공정거래사무소장을 컴플라이언스실장으로 영입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앞으로도 ESG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