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모태펀드를 운용하는 공공기관인 '한국벤처투자'가 새 대표이사를 선발하기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꾸렸다. 중기부 장관 인선 등이 끝나면, 대표이사를 공개모집하는 절차를 본격적으로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6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는 최근 새 임원을 선발하기 위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임추위는 현재 사외이사와 감사를 모집하고 있으며, 내부 상황이 정리되는 대로 공석이 된 대표이사를 공개 모집할 계획이다. 한국벤처투자는 벤처 자펀드에 출자하는 모태펀드를 운용하는 공공기관이다. 누적 모펀드 규모는 올해 3분기 기준 14조원에 육박한다.

한국벤처투자는 현재 부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유웅환 제8대 한국벤처투자 대표가 지난달 갑작스럽게 자진 사임하면서다. 임기 14개월 만이다. 사임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중기부와 불화설 또는 유 전 대표의 총선 출마설 등을 제기하고 있다. 유 전 대표가 사임한 날, 공교롭게도 한국벤처투자는 중기부 채용특혜 문제 등과 엮여 전주지검의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한국벤처투자 직무대행을 맡은 인물은 신상한 부대표다. 신 부대표는 올 9월 한국벤처투자 초대 부대표로 선임돼 오자마자 수장직을 대리하게 됐다. 신 부대표는 영화계 인사로 CJ엔터테인먼트(현 CJ ENM)영화사업본부, SH필름 등에서 재직하며 영화 투자·제작업무 등을 맡았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한국벤처투자 상근전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과거 한국 영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일조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한국벤처투자 새 대표이사가 최종 선정되려면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임명 절차상 중기부 입김이 작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데, 현재 정부는 중기부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4월 있을 총선 등을 준비하면서다. 전일 오영주 외교부 2차관이 새 중기부 장관으로 발탁됐으며, 조만간 인사 청문회 등 최종 임명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임추위가 서류와 면접심사 등을 거쳐 대표이사 최종 후보자를 선발해도, 마지막에는 한국벤처투자 이사회 및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한국벤처투자 지분 전량은 중기부 산하 정책금융기관인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들고 있다.

한국벤처투자가 과거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당시, 새 수장을 맞기까지는 약 6개월이 소요됐다. 지난 2019년 3월 주형철 제6대 한국벤처투자 대표가 청와대 경제보좌관으로 발탁돼 임기 13개월만에 물러났다. 한국벤처투자는 같은해 6월 대표이사 공개모집 공고를 올렸고, 제반 절차를 거쳐 그해 9월 이영민 대표를 새 수장으로 최종 임명했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대표이사 지원자를 공개모집하고, 임추위가 서류와 면접심사를 거쳐 후보자를 추린 다음 중기부에 통보한다"며 "후보자가 최종적으로 임명되려면 인사검증, 이사회, 주주총회 절차 등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