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호텔롯데가 1000억원이 넘는 자금 조달에 나섰다. '뉴욕의 백악관'이라고 불리는 롯데호텔 뉴욕팰리스가 과거 유동화증권을 통해 빌렸던 자금을 차환하는 목적이다. 롯데호텔 뉴욕팰리스는 뉴욕 호텔을 운영하는 해외법인이며 호텔롯데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 뉴욕팰리스(LOTTE HOTEL NEW YORK PALACE, LLC)는 뉴스타팰리스제일차가 발행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으로 1130억원을 마련했다. 뉴스타팰리스제일차는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을 롯데호텔 뉴욕팰리스에게 대출하기 위해 설립된 특별목적회사(SPC)다. 이달 1일 제1회 ABCP를 발행했으며 만기는 2024년 11월29일까지 1년이다. KB증권이 업무수탁자를 맡아 유동화자산의 관리 및 운용, 처분 등 전반적인 업무를 수행한다.

유동화회사인 뉴스타팰리스제일차는 조달한 자금을 달러로 환전해 대출을 실행한다. USD로는 8893만달러 규모다. 환율변동 리스크가 존재하는 만큼 KB증권과 통화스왑계약을 체결해 이를 헷지하게 된다. 호텔롯데는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해 SPC의 자금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경우 자금을 지원해야 하는 의무를 진다.

이번 자금 조달은 과거에 같은 방식으로 빌린 자금을 차환하기 위한 목적에서 진행된다. 롯데뉴욕팰리스는 지난 2020년 11월 3년물 ABCP 발행을 통해 약 900억원(당시 8100만달러)을 조달했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호텔 경영이 어려워지자 자금 마련에 나섰었다.

앞서 2015년 호텔롯데는 국내 호텔 브랜드 최초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8억500만달러(약 1조원)에 뉴욕팰리스 호텔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뉴욕팰리스 호텔은 객실 총 909개를 보유한 뉴욕의 대표 럭셔리 호텔이다. 뉴욕 대표 관광지인 세인트패트릭 대성당, 센트럴파크, 카네기홀 등과 인접해 있으며 미국 인기드라마 '가십걸' 촬영지로 잘 알려져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대통령들의 묵은 숙소로도 유명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미국 유학 시절 뉴욕팰리스를 보며 이 곳에 롯데 랜드마크를 세워야겠다는 포부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진다.

호텔롯데는 뉴욕팰리스를 포함해 전세계 14개의 해외호텔을 운영 중이다. 미국 4개, 러시아 4개, 베트남 3개, 일본 1개, 우즈베키스탄 1개, 미얀마 1개 등이다. 호텔롯데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매출은 3조4408억원, 영업이익은 99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