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최근 글로벌 TV 시장이 중국 업체의 저가 물량 공세에 수익 모델이 흔들리자 TV 제조사들이 기존 하드웨어 판매에서 플랫폼 기반 광고 수수료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중국 업체가 만든 TV의 가성비가 높아지자 고화질, 대화면 등 프리미엄 TV에 대한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북미 세트업체는 TV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까지 직면하자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세트업체는 TV 하드웨어에 전용 운영체제(OS)를 접목, 플랫폼 수익모델을 구현에 힘쓰고 있다. 전용 OS를 탑재한 스마트 TV는 일단 판매하기만 하면 매년 지속적으로 수익이 발생하고 있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 TV 누적 판매 대수는 약 12억5900만대 수준이다. 매년 판매되는 TV 10대 중 9대가 스마트 TV로 집계되면서 보급률은 45%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에 따라 스마트 TV에 기반한 광고 수수료 매출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스마트 TV 1대당 수익이 매년 24.1달러(약 3만1000원) 발생한다. 

스마트 TV는 스마트폰처럼 앱을 설치해 여러 기능을 누릴 수 있는 TV다. 스마트 TV가 소비자 삶에 녹아든 건 코로나19로 외출이 제한되면서다. 당시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큰 화면으로 큰 화면으로 시청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지면서 플랫폼 활성 이용자가 늘었다. TV플랫폼 사업은 스마트TV를 활용해 △광고 △콘텐츠 △데이터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활동이다.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자 국내 세트업체도 자체 OS를 개방형 플랫폼으로 전환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 타이젠과 LG전자 웹OS의 글로벌 TV 플랫폼 점유율은 각각 2위와 3위를 점했다. 삼성전자는 타이젠, LG전자는 웹 OS를 타 세트업체에 판매하면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광고를 보면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콘텐츠(FAST)를 늘리거나 플랫폼 홈 화면에 배너 광고를 탑재하는 식이다. 이때 세트·플랫폼·컨텐츠 업체 간 수익을 공유하면서 매출을 일으킨다. 세트업체가 볼거리를 늘리기 위해 자사 TV에 여러 가지 OS를 채용하면서 시장은 더 커지고 있다. 

박경선 옴디아 이사는 "방송국이 콘텐츠를 주도하던 과거에는 TV 판매량을 늘리는 게 제일이었다"며 "코로나19 시기 OTT가 흥행하고 소비자가 여러 콘텐츠를 골라볼 수 있게 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TV 제조사 경쟁력은 하드웨어를 많이 파는 게 아니라 많은 아이디어를 확보하는 구조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증권 업계에서도 TV시장이 구조적 성장정체기에 진입하면서 TV플랫폼을 통한 수익 창출모델이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TV플랫폼 사업은 스마트TV를 활용해 △광고 △콘텐츠 △데이터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활동이다.  특히 광고 기반 무료 온라인동영상서비스인 FAST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어 TV업체에게 새로운 기회요인이 되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플랫폼 사업 매출은 하드웨어보다 수익성이 월등하게 높고 활성 장치에 기반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며 "지난해 스마트TV 광고 시장 규모는 304억 달러였고 이 가운데 81%가 북미 시장에 집중된 만큼 북미 시장 공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