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투자한 관계기업 중 가장 큰 지분법이익을 안겨준 곳은 한화오션으로 확인됐다. 선별 수주 전략을 고집하고 있는 한화오션은 내년에는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27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한화오션에 투자한 지분에 대한 이익으로 53억원을 인식했다. 같은 기간 다른 관계기업에선 손실이 났단 점에서 한화오션 지분법이익은 고무적인 수준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연결 회계에 잡힌 한화오션 지분은 36.12%다. 한화시스템 등 자회사가 투자한 지분까지 합해도 50%를 넘지 않아 한화오션을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관계기업으로 분류시 보유 지분만큼 이익을 연결 재무제표에 계상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분법인식을 한 기업은 싱가포르 항공기용 가스터빈엔진 제조사 P&W NGPF, PAV 기체 개발사 미국 오버에어(OVERAIR), 미국의 서머텍과 합작사 서머텍코리아를 비롯해 공동투자기업까지 합하면 10개사에 달하지만, 한화오션에서 발생한 이익이 가장 컸다. 특히 오버에어는 238억원의 지분법손실을 인식해 대조를 이뤘다. 

한화오션이 처음부터 효자 노릇을 한 것은 아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5월 한화오션을 관계회사로 편입한 직후 상반기에 지분법손실은 783억원을 인식했다. 

한화오션은 3분기에만 영업이익 741억원을 기록해 시장의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 한화오션은 저가 수주로 경쟁사 보다 더 심한 몸살을 앓았던 탓에 수익성 개선이 더딘 상황이었다. 조선 3사 중에서는 가장 마지막으로 흑자를 기록했는데, 내년 전망은 더 좋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내년 한화오션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9조5200억원, 4127억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당기순이익의 경우 3468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화오션의 당기순이익이 증가할 수록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인식하는 지분법이익도 늘어난다. 

시장에선 한화오션이 고집하는 선별 수주 전략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가장 먼저 계약을 확정한 카타르 LNG 운반선 2차 물량도 한화오션은 아직 확정을 짓지 못했지만 높은 가격에 계약을 따내기 위해 교섭전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한화오션의 신규 수주액은 약 30억 달러로 목표했던 금액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그러나 선가지수가 높은 하반기에 집중 수주했단 점에서 수주의 질은 높을 것이란 게 시장의 평가다. 실제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5월 선가지수는 170포인트를 넘어섰으며, 10월에는 176.03포인트를 기록했다.

LNG 1척당 가격은 2억6500만 달러로 작년 이맘때 2억4800만 달러 보다 1700만 달러 증가했다. 한화오션이 올해 수주한 선박 총 16척 가운데 5척이 LNG 운반선이다.

방산에 특화된 한화그룹에 편입된 후 특수선 사업부를 강화한 한화오션이 올해 6척의 함정 계약을 따냈다는 점도 호재다. 특히 차세대 호위함 울산급 배치3의 마지막 함정인 5·6번함은 총 7917억원에 계약했다. 척당 약 3900억원으로 선도함을 제외한 후속함 계약금액이 3000억원대 초중반이었단 점을 감안하면 한화오션은 고가의 가격에 수주한 셈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한화오션은 경쟁사 보다 영업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나, 3년치 일감이 쌓여 있어 수주 잔고 규모가 작은 수준은 아니다"라며 "선가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과거 대비 선주와 교섭력도 많이 좋아졌고, 굳이 공격적인 영업이 필요한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