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플러스엠)의 올해 마지막 메인투자 영화인 '서울의 봄'이 다음주 개봉한다. 플러스엠이 투자한 주요 작품이 올해 모두 손익분기점(BEP)를 넘기지 못해 회사는 '서울의 봄' 흥행에 사활을 걸게 됐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의 봄'은 오는 22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배급은 콘텐트리중앙 자회사인 메가박스중앙의 영화 제작·배급 사업부 '플러스엠'이 담당한다. 제작사는 영화 '남산의 부장들'(2020) 등을 만든 '하이브미디어코프'다. 연출은 영화 '아수라'(2016) 등의 메가폰을 잡은 김성수 감독이 맡았다. 주연 배우는 황정민·정우성 등이다.

'서울의 봄' 총제작비는 233억원이다. 홍보마케팅(P&A) 비용 등을 제외한 순제작비는 200억원 내외인 것으로 파악된다. 제작비로만 분류하면,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텐트폴(흥행 가능성이 높은 작품)이다.

플러스엠은 '서울의 봄' BEP를 극장 관객 460만명으로 책정했다. 주문형 비디오(VOD) 및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판매금 등으로 얻게 될 예상 부가수익(약 30억원)을 반영해 BEP 기준을 낮췄다. 국내 근현대사를 소재로 하고 있어 영화의 해외 선판매 금액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극장 관객만으로만 BEP를 넘기려면 530만명이 넘는 관객이 영화를 관람해야 한다.

'서울의 봄'은 플러스엠의 메인투자 영화 중 올해 마지막으로 개봉하는 작품이다. 회사가 수십억원을 투자했으며, 펀딩도 주도해 이수창업투자·쏠레어파트너스 등 다수의 국내 벤처캐피탈로부터 자금을 끌어왔다. 하이브미디어코프도 이 영화 판권을 소유하는 대신 20억원 미만의 비용을 쓴 것으로 파악된다.

플러스엠은 '서울의 봄' 흥행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영화투자 시장 혹한기가 길어지면서, 올해 개봉한 회사의 메인투자 작품은 모두 BEP를 넘기지 못했다. '교섭'(총제작비 170억원)은 BEP 300만명으로 책정됐지만 극장 관객은 172만명에 불과했다. 이 작품에 자금을 댄 투자자들은 약 40% 내외의 투자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된다.

영화 '대외비'(총제작비 102억원)도 관객 75만명을 모으는 데 그쳐 BEP(195만명)를 넘기지 못했다. '드림'(총제작비 139억원)도 상황은 비슷하다. 관객은 BEP(219만명)의 절반에 못 미치는 112만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배급을 맡은 '범죄도시3'가 크게 흥행해 배급수수료로 손실을 일부 상쇄했다.

분위기는 좋은 상황이다. '서울의 봄'은 현재 예매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영화 비수기인 11월에 개봉해 같은 시기 경쟁하게 될 국내 텐트폴 작품이 없다는 점이 주효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영화는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사건 중 하나인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다룬 최초의 작품이라 개봉 전부터 다양한 연령층의 흥미를 끌고 있다.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영화 '서울의 봄'은 비수기인 11월에 개봉했지만, 지금처럼 시장이 매우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성수기와 비수기 구분이 무의미해 오히려 경쟁작이 없다는 측면이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첫 영화라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상당히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라 손익분기점을 크게 웃도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