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향후 코스알엑스의 IPO(기업공개)를 추진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존 이니스프리, 에뛰드, 에스쁘아 등 로드샵 기반 자회사들이 실적 부진을 이어가는 데다 눈에 띄는 성장 동력도 마련하지 못한 까닭이다. 이에 시장은 아모레퍼시픽이 당장은 아니더라도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코스알엑스의 IPO 추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은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지속된 로드샵의 인기에 힘입어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기존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헤라, 설화수 등이 견조한 판매를 지속하고 있는 데다 로드샵 기반 자회사도 호조세를 보이며 몸집 불리기에 성공한 것. 실제 에뛰드는 2010년 1556억원에서 2016년 3166억원으로, 같은기간 이니스프리는 829억원에서 7679억원으로 매출을 키웠다.

여기에 중국에서 한류열풍을 기반으로 K뷰티 인기가 급증하면서 현지 판매도 대폭 확대됐다. 이에 2016년 아모레G는 6조6976억원의 매출과 1조82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 헬스앤뷰티(H&B) 스토어를 기반으로 인디 화장품 브랜드가 대거 시장에 등장하면서 국내 로드샵 브랜드들이 침체되기 시작했다. 작년 말 기준 에뛰드 매출은 2016년 대비 66.5% 줄어든 1060억원, 이니스프리는 61% 감소한 2997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최대 해외 시장인 중국에서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며 그룹 실적이 더욱 악화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이 지난달 코스알엑스를 자회사로 편입하자 시장에선 향후 IPO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냔 관측이 나왔다. 처음 지분을 인수할 당시 추후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확보한 데다 기업가치 상단 캡도 설정해두는 등 아모레퍼시픽이 이 회사의 성장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단 이유에서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이 2019년 코스알엑스 지분 19만 2000주(38.4%)를 1800억원에 인수할 당시 코스알엑스 기업가치를 단순계산해보면 4688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서 이 회사 기업가치는 2~3조원 가량으로 평가될 만큼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이 기업가치 상단 캡을 설정해둔 덕분에 지난달 코스알엑스의 잔여지분 28만8000주를 7551억원에 인수할 수 있었다. 단순 계산해보면 이 때 평가된 코스알엑스의 기업가지는 1조3109억원 가량이다. 

이에 시장에선 아모레퍼시픽그룹이 기존 로드샵 기반 자회사에 힘을 쏟기보다 성장세가 가파른 코스알엑스의 IPO에 나서 글로벌 시장서 사업 다각화에 나설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애초에 IPO를 염두에 두고 코스알엑스 지분을 인수한 것으로 안다"며 "그룹 내 성장 가능성 높은 자회사가 얼마 없어 해외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코스알엑스를 인수해 지속 기반을 마련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 회사 재무구조가 안정적인만큼 IPO가 시급한 건 아니다"며 "최근 뷰티 기업들의 상장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충분히 타업체들의 IPO 성적을 고려한 뒤 천천히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현재 코스알엑스 IPO 관련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