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LEM)가 3분기 동박 판매량 확대로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다만 중국의 저가물량 공세로 인해 내실 다지기에는 실패했다. 이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024년을 하이엔드 동박 사업의 성장 원년으로 삼고 신규 고객사 확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7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3분기 2177억원의 매출과 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8.3%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86.7% 감소한 금액이다.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은 중국 동박업체들이 저가물량 공세를 펼친 영향이다. 가격경쟁으로 동박 수익성이 급속도로 악화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매출이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는 점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차별화된 제품 기술력과 장기 공급계약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4분기에도 실적 개선이 어렵다는 것이다. 수익성 악화로 이미 영업이익률은 1.4%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 13.5%와 비교하면 12%포인트 이상 빠진 셈이다. 박인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경영기획본부장(전무)은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는 두자릿수 이상의 마진율(영업이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유럽과 북미 지역의 배터리 시장, 동박 수급상황 등을 고려하면 올해까지는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내년엔 생산량 증가와 판매 확대로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면서 생산량을 풀캐파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바닥을 다지고 4분기부터 점차 수익성을 회복하면 내년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성 회복을 위해서는 하이엔드 동박시장 공략이 필수다. 동박 업체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중국 업체들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범용 시장이 아닌 하이엔드 시장을 노리고 있다. 동박은 두께 10㎛(1㎛=100만분의 1ｍ) 이하의 얇은 구리 막으로,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 원료로 쓰인다. 배터리에서 전류가 흐르는 통로 역할을 한다. 여기서 하이엔드 동박은 두께 6㎛ 이하로 배터리 에너지 밀도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하이엔드 동박 시장을 겨냥하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생산능력을 현재 6만톤에서 내년 8만톤, 2028년 24만톤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말레이시아에선 내년까지 2만톤 규모의 추가 증설을 추진한다. 여기에 연내 미국 동박 공장 신설 계획도 확정할 방침이다. 

증설을 위해 투자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 회사 측은 총 3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재원 마련에 어려움이 없다고 했다. 자금조달은 내부유보금과 영업현금흐름, 차입 등을 활용한다. 말레이시아 5·6공장에는 이미 3000억원을 투자했고 현금 및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7000억원에 이른다. 적정 부채비율을 유지하며 1조4000억원의 차입계획을 세웠고 영업활동으로 창출하는 현금흐름은 1조원으로 책정했다. 

박 전무는 "내년엔 하이엔드 동박 제품 판매 비중이 10%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내년은 하이엔드 동박 제품이 의미 있는 매출을 기록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