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이 펼치고 있는 본업 중심의 내실경영 전략이 건전성 지표로 드러나고 있다. 본업인 신용판매에 중점을 둔 경영기조를 통해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을 모두 개선하는데 성공했다. 일부 카드사들이 수익성 방어를 위해 현금서비스 등 고수익성 상품 영업에 집중하는 것과 대조적이라는 평가다.

6일 여신금융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신한카드의 연체채권비율(연체율)은 1.35%로 상반기 말 1.43% 대비 0.08%포인트(p) 하락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같은 기간 1.36%에서 1.24%로 0.12%포인트 개선됐다. 고정이하여신 총액은 5280억원에서 4930억원으로 6.6% 줄었다.

신한카드의 건전성 지표 개선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재무전문가인 문동권 사장의 내실경영 전략이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다른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의 경우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주요 건전성 지표가 일제히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로 같은 기간 KB국민카드의 연체율은 1.16%에서 1.22%로 0.06%p(포인트) 상승했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의 연체율 역시 각각 0.21%포인트와 0.18%포인트 올랐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KB국민카드 0.06%포인트(1.08%→1.14%) ▲우리카드 0.25%포인트(0.87%→1.11%) ▲하나카드 0.05%포인트(1.19%→1.25%) 등 악화 추세를 보였다.

신한카드의 건전성 지표 개선 요인으로는 본업인 신용판매 위주의 영업 전략이 효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분기 신한카드의 신용판매 이용액은 48조2160억원으로 전 분기(47조7428억원) 대비 1%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이용액은 136조916억원에서 141조4047억원으로 3.9% 늘었다.

반면 3분기 신한카드의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3조2842억원으로 직전 분기 3조3669억원 대비 2.5% 감소했다.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이용액도 같은 기간 2조4338억원에서 2조3788억원으로 2.3% 줄었다.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총 이용액은 전 분기 대비 1376억원 줄었다.

누적 현금서비스 이용액 역시 지난해 3분기 9조9492억원에서 올해 9조8058억원으로 1.4% 줄었고, 카드론은 8조931억원에서 6조9654억원으로 13.9% 감소했다. KB국민카드, 우리카드 등 일부 카드사가 수익성 방어를 위해 현금서비스 등 고수익성 상품 영업을 늘린 것과 대비된다.

신한카드는 앞으로도 신용카드 영업 위주의 내실경영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문 사장이 지속적으로 내실경영을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문 사장은 지난 7월 열린 하반기 사업전략 회의 자리에서 어려운 경영환경에서의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내실경영과 내부통제 강화 등 '바른 경영'을 실천해 줄 것을 당부한 바 있다.

문 사장은 "경영관리‧내부통제 등 회사 전반에 걸쳐 강력한 내진 설계를 통해 위기상황에서도 잘 견딜 수 있도록 좀 더 견고한 조직구조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며 "조직 리더들이 냉철한 눈의 점검자 역할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고, 문제의 가운데에서 항상 고민하고 돌파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한편 신한카드는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4691억원으로 전년 동기(5877억원) 대비 20.2% 감소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비용과 충당금전입액이 늘어난 것이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