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최근 레드우드머티리얼즈가 진행한 시리즈D 라운드에 참여해 1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지난해 결성한 '우리 2022 스케일업펀드(약정총액 3076억원)'를 활용해 자금을 댔다. 모태펀드, 군인공제회, 교직원공제회, 사학연금 등을 유한책임조합원(LP)으로 모집한 펀드다.

투자는 레드우드머티리얼즈가 발행한 전환우선주(CPS) 신주를 투자자들이 인수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기존 투자자인 티로우프라이스, 골드만삭스, 카프리콘 등이 대부분 후행투자(팔로우온)를 단행했다. 투자를 통해 조달한 금액은 10억달러(약 1조3570억원) 규모다.

레드우드머티리얼즈는 이번 라운드에서 45억달러(약6조5000억원)의 투자 전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만큼 투자 후 기업가치는 7조5000억원까지 높아졌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신규 공장 건설과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레드우드머티리얼즈는 테슬라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유명한 JB 스트라우벨이 2017년 설립했다. 테슬라, 파나소닉 등 완성차·배터리 제조사로부터 폐배터리와 배터리 스크랩을 수거해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과 같은 희유금속을 재활용하는 게 주요 사업이다. 현재 미국 네바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캠프홀 두 곳에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설립 후 현재까지 유치한 누적 투자금은 20억달러(약 2조714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지난 2월 미국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 DOE)로부터 20억달러의 조건부 대출을 승인받은 만큼 업계 내 독보적인 자본력과 입지를 확보했다는 게 투자자들의 설명이다.

이번 투자에선 우리벤처파트너스의 해외 딜소싱(투자처 발굴) 역량이 빛을 발했다. 미주법인인 '우리벤처파트너스US'를 통해 투자 기회를 확보했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의 기업형벤처캐피탈(CVC) '어플라이드벤처스' 출신 심사역이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벤처파트너스 관계자는 "레드우드머티리얼즈는 단순히 배터리 소재를 재활용하는 것을 넘어 북미와 유럽 내 '배터리 순환 공급망'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북미 중심의 공급망 재편 전략에 따라 지리적, 정책적 수혜를 기대할 수 있어 투자했다"고 밝혔다.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전신은 1981년 설립된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 KTB네트워크다. 이후 다올금융그룹 품에 안겼다가, 지난 8월 우리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됐다. 전신인 KTB네트워크 시절부터 미국과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등 해외 투자 역량을 꾸준히 강화해왔다. 잭팟을 터뜨린 경험도 풍부하다. 투자원금의 8배 이상 수익을 거둔 '버클리라이츠(미국 세포치료 연구장비 양산기업)'가 대표적이다. 56억원을 투자해 459억원을 회수했다.

최근엔 해외 투자재원을 추가 확보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1000억원 규모의 전략적투자(SI) 펀드를 조성 중이다. 펀드레이징 상황을 고려하면 연내 결성이 유력한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펀드는 해외 투자에 집중적으로 활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