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경석 기자] 반도체 소재 기업 케이엔더블유가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손자회사 플루오린코리아 지원에 나섰다. BGF에코머티리얼즈가 이달 중 케이엔더블유를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인 가운데 반도체 특수가스 사업 부문을 키우기 위한 행보의 시작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케이엔더블유는 보유 현금 350억원을 활용해 자회사 케이엔더블유매터리얼스가 진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이에 따라 신주 120만6897주를 취득을 통해 케이엔더블유매터리얼스 주식 570만9148주(100%)를 보유하게 된다. 취득 예정일은 내달 4일이다. 신주 발행가는 주당 2만9000원이며 배정 비율은 구주 1주당 신주 0.2680652주다.

해당 유상증자는 BGF에코머티리얼즈와 케이엔더블유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지난 5월25일 체결한 주식매매 계약 거래가 종결된다는 조건 하에 진행된다.

◆ 케이엔더블유, BGF에코머티리얼즈 품으로

케이엔더블유는 지난 2월부터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홍석조 BGF그룹 회장의 차남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가 사장 승진 이후 첫 인수합병 대상을 케이엔더블유로 결정했고, 지난 5월 1135억원에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BGF에코머티리얼즈는 오원석 케이엔더블유 대표 등 특수관계자 4인이 보유한 주식 518만9245주를 약 635억원에 인수하고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392만4646주를 500억원에 취득하는 등 총 1135억원에 케이엔더블유 주식 911만3891주(56.7%)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른다. 취득 예정일은 오는 25일이며, 홍정혁 대표는 이날 열릴 플루오린코리아의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BGF그룹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는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케이엔더블유매터리얼스가 조달하는 유상증자 자금은 구체적으로 ▲채무상환자금(176억원) ▲타법인 취득(165억원) ▲운영자금(9억원) 용도로 쓰인다. 

이 가운데 채무상환자금을 조달함에 있어 일부 부정적 시각도 있었다. BGF 그룹 관계자는 "케이엔더블유가 플루오린코리아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조달한 금융 비용을 상환하기 위함"이라며 "이를 통해 재무안전성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타법인 취득 용도 자금으로 분류된 165억원은 플루오린코리아가 진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자금으로 다시 쓰인다.

플루오린코리아가 진행하는 유상증자에 케이엔더블유매터리얼스가 참여해 주당 2만4000원에 68만7500주의 신주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구주 1주당 신주 0.1374358주를 배정받는 것으로 신주 취득에 따른 자금 납입일은 내달 7일 예정이다.

◆두 차례 유증…반도체 특수가스 기업 플루오린코리아 지원 성격 

결과적으로 두 차례 증자를 통해 '케이엔더블유→케이엔더블유매터리얼스→플루오린코리아' 경로로 165억원의 자금이 지원되는 셈이다.

2001년 설립된 케이엔더블유는 2009년부터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됐다. 광학필름류, MLCC 블랑켓 코팅소재 등 전자부품 소재와 미스폰지, 자동차용 테이프, 열선용 부직포 등 자동차 부품소재 생산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 2021년 특수가스 전문 회사인 플루오린코리아(전 솔베이코리아 온산사업부)를 인수하며 규모를 키웠고 이같은 행보를 BGF 그룹에서 주시한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51억원, 영업이익 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1%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32% 줄었다.

케이엔더블유는 자회사로 ▲케이엔더블유매터리얼스 ▲북경특가기차령부건유한공사(중국법인) ▲케이엔더블유베트남(베트남법인) 등을 100% 지배하고 있다. 이밖에 중국에 있는 창주특가기차령부건유한공사는 북경특가기차령부건유한공사를 통해, 플루오린코리아는 케이엔더블유매터얼스를 통해 지배하며 총 5개의 종속회사를 보유 중이다.

플루오린코리아는 2005년 설립된 울산 소재의 반도체 특수가스 제조 기업으로 지난해 말 기준 총 자산은 1197억원에 이른다. 지배기업 케이엔더블유의 연결 기준 총 자산이 1428억원인데 이 중 83.82%에 해당하는 규모다. 주요 제품은 반도체 공정 내 식각, 세정 용도로 사용되는 친환경 F2가스다. F2가스는 반도체의 초미세공정에 적합한 특수가스로 알려졌다.

BGF그룹 관계자는 "BGF에코머티리얼즈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다양한 소재 산업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며 "케이엔더블유와 같은 경쟁력 있는 기업들을 전략적으로 인수해 시장의 영향력을 높일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