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박 회장이 구속 위기를 넘기면서 새마을금고 역시 당장 경영권 공백 등 리스크가 확대되진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신현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혐의를 받는 박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범죄사실이 상당 부분 소명된 점, 방어권 보장이 필요한 점 등의 사유를 들어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서울동부지검은 구속영장 재청구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 검찰, 사모펀드 거액 출자 과정 비리 포착

박 회장은 2020년 12월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자금을 출자하는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중앙회는 3000억원 상당을 PEF 운용사인 'ST리더스PF'에 출자했다. ST리더스는 이 자금으로 'M캐피탈'을 인수했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박 회장의 자택과 새마을금고중앙회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지난 3일 박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후 이튿날인 4일 박 회장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지난 3월 새마을금고가 사모펀드에 거액의 자금을 출자하는 과정에서의 비리를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박 회장 등 중앙회 임직원이 출자를 대가로 ST리더스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펀드 자금 출자를 알선해 주는 대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캐피탈 업체 부사장과 새마을금고중앙회 기업부 차장이 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모두 박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회장은 지난 2018년 중앙회장 당선 목적으로 금품을 돌린 혐의(새마을금고법 위반)로 재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변호사 비용 수천만원을 새마을금고로부터 거액의 출자를 받은 사모펀드가 대신 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 기소 가능성 여전…직무 정지‧시장 불안감 확대 '부담'

박 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새마을금고는 당장 경영 공백이 발생하는 상황은 피하게 됐다. 비상근직인 중앙회장은 개별 금고의 지도·감독권은 물론 사업 계획과 예산의 결정권 등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

다만 여전히 기소 가능성이 남아 있어 새마을금고의 경영권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태다. 일각에선 검찰이 2차례의 압수수색을 통해 박 회장에 대한 수사를 이어온 만큼 기소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기소가 이뤄질 경우 박 회장은 직무 정지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새마을금고법 제79조4항에 따르면 중앙회장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5조 등의 죄로 기소될 시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 장관이 직무 정지를 명령할 수 있다.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한 박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6년 3월14일까지다.

박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로 경영권 리스크가 불거짐에 따라 향후 시장의 불안 심리 확대 우려 역시 중앙회 입장에선 부담 요소다.

실제로 지난달 초 일부 금고가 연체율 급등으로 흡수 합병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새마을금고 예금자 사이에서 '뱅크런' 조짐이 감지되기도 했다. 이후 금융당국이 '새마을금고는 안전하다'고 수차례 강조하면서 사태가 조기 진화됐다. 하지만 새마을금고의 경영 공백 불안이 불거지면서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