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종합장비회사 에스에프에이(SFA) 주식 154만4000주(지분 4.3%)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처분단가는 지난 19일 종가인 1주당 3만9550원, 총 610억6500만원 규모다. 이번 지분매각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한 에스에프에이 주식은 210만0000주(지분 5.85%)로 줄었다.

에스에프에이는 지난 1998년 삼성항공(현 한화테크원) 자동화사업부가 분사해 설립한 회사다. 크게 ▲2차전지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3개 사업군을 영위한다. 제조라인 물류시스템 자동화 장비와 후공정 장비를 공급하는 식이다. 이날 기준으로 최대주주는 디와이홀딩스(1785만5406주, 지분 49.72%), 2대주주는 삼성디스플레이(210만0000주, 지분 5.85%)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에스에프에이 잔여지분을 추후 매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말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사업을 정리한 만큼 에스에프에이에 전략적으로 투자할 유인이 떨어졌다고 풀이한 결과다.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라인에 조단위 투자 집행을 밝힌 만큼 투자금 확보를 위해 지분매각에 나섰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 4월 삼성디스플레이는 8.6세대 IT용 OLED 라인 증설에 오는 2026년까지 4조1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에스에이에프 주식 매도 목적을 '투자금 회수'로 표기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그동안 공급망 및 연구개발(R&D) 강화를 목적으로 에스에프에이에 지분 투자를 통한 협력해왔다"며 "최근 양 사의 사업 환경 및 사업구조 변화에 따라 지분 관계와 상관없이 기존과 같은 협력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스에프에이 잔여 지분매각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디스플레이 업계 내 큰손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분을 매각하면서 에스에프에이 주가는 출렁이고 있다. 이날 에스에프에이 종가는 전일대비 9.59% 떨어진 3만5350원으로 마쳤다.

에스에프에이는 이번 블록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가 부양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이차전지 등 사업군 다각화에 힘쓰면서 지난해 말 기준 에스에프에이의 삼성디스플레이향 수주와 매출 비중은 각각 2%, 5%까지 줄었다. 지금은 의존도를 낮췄다고는 하지만 과거 삼성디스플레이 투자에 따라 실적 낙폭이 컸던 만큼 한동안 주가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에스에프에이 관계자는 "고배당 정책 등 적극적인 주주 친화 노력으로 주가 변동성을 관리할 계획"이라며 "주가 변동성이 심화되는 경우 추가적으로 자사주 펀드를 구성해 자사주 매입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