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1세대 바이오텍이자 한독 관계사로 있는 제넥신이 적자수렁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연구개발(R&D)비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면서 2009년 상장이후 내리 적자행진을 기록중인 가운데, 올해 들어서도 대규모 적자를 내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제넥신은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한 파이프라인의 상용화를 통해 이르면 내년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넥신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7억원, 영업손실은 11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3.6%나 급감했고, 영업손실은 322.2%나 급증했다. 이 같은 실적은 기술이전 성과가 부진한 가운데 연구개발(R&D) 등에 더 많은 투자를 단행하면서 고정비 부담이 확대된 결과다. 실제 제넥신의 R&D 비용은 76억원으로 같은 기간 8.5% 증가했고, 원가율(=매출원가+판매관리비/매출액)은 2608.8%로 1148.9%포인트나 상승했다.

제넥신은 독자적인 원천기술인 hyFc 융합 단백질 및 DNA 백신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차세대 혁신 신약을 연구개발하는 바이오의약품 기업이다. 기술이전에 따른 마일스톤이 주요 매출원으로 2021년과 2022년에만 림프구 감소증 치료제(GX-I7)와 GX-E4 (빈혈치료제)에 대한 기술이전으로 총 4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이 같은 규모의 마일스톤 수령은 물론 한독 등으로부터 프로젝트 개발용역사업이 저조하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철회한 가운데 매년 수백억원의 R&D비용을 쏟아부은 데 따른 적자도 불가피했다. 

문제는 실적 부진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단 점이다. R&D 지출이 늘고 있는 가운데 지속적인 기술이전 계획이나 프로젝트 개발성과는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하지만 제넥신은 주요 혁신신약 파이프라인 4개와 바이오 베터 파이프라인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상용화 개발 전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연말께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단 입장이다.

현재 제넥신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자궁경부암 DNA 치료백신 'GX-188E'를 비롯해 'GX-I7', 'GX-H9', 'GX-E4'다. 이중 가장 빨리 상용화가 기대되는 후보물질은 장기지속형 성장호르몬 GX-H9과 만성신장 지속성 빈혈치료제 GX-E4다. 해당 후보물질은 올해 안으로 임상 3상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이에 내년부터는 해당 후보물질의 기술이전을 통해 안정적 실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제넥신은 기대 중이다.

우선 GX-H9는 이르면 올 4분기 중국 임상 3상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GX-E4 또한 2020년 3월부터 한국과 인도네시아 등 7개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고 연내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란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GX-E4는 인도네시아에서 이미 지난해 허가신청(BLA)을 제출했고, 이어 향후 허가신청국가도 지속 확대하겠단 방침이다. 

제넥신 관계자는 "주요 파이프라인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말이면 결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연구개발을 중심으로 하는 회사다보니 영속적인 실적 정상화를 논하긴 어렵지만 내년에는 지속가능한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리지널 단백질치료제 및 바이오시밀러 대비 진보된 바이오베터 제품과 차세대 바이오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며 "특히 면역 시스템의 핵심세포인 T세포를 만들어내는 가장 중요한 단백질인 인터루킨-7(interleukin-7)을 이용한 면역기반 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다양한 암종에 대해 단독 또는 다른 면역항암제와 병용투여 연구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