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본부장(사진)이 한화갤러리아 주식을 한 달 새 세 차례나 대량 매입했다. 시장에선 한화솔루션에 합병 및 분할 과정을 거쳤던 이 회사를 김 본부장이 오롯이 맡게 됨에 따라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다만 김 본부장이 향후 유통사업 부문을 온전히 차지하기 위해선 ㈜한화 지분을 늘리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란 게 일각의 시각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동선 본부장은 4월부터 이달 18일까지 3차례에 걸쳐 한화갤러리아 주식을 매입했다. 구체적으로 ▲4월 12일 5만주(1억300만원) ▲5월 10일 11만주(1억8300만원) ▲ 5월 18일 3만3860주(5500만원) 등 총 3억4000만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에 김 본부장의 한화갤러리아 지분율도 기존 0%에서 0.1%로 올라섰다.

김 본부장의 이 같은 한화갤러리아 지분 매집은 지배력 강화 차원이란 게 시장의 공통된 시각이다. 부친인 김승연 회장이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에게는 방산, 둘째 김동원 사장에겐 금융, 셋째 김동선 본부장에겐 유통을 떼어주는 형태로 가닥을 잡았단 이유에서다. 아울러 한화갤러리아의 주가가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도 한몫 거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회사의 19일 종가는 1682원으로 상장일인 3월 31일 대비 21%나 하락한 상태다.

시장 한 관계자는 "김동선 본부장이 한화갤러리아 신사업 수장으로서 경영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햄버거와 와인 사업을 위한 법인을 설립할 만큼 신경을 쓰고 있다"며 "자사주 매입까지 나서며 주주들에게 책임경영 의지를 어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화갤러리아 주가가 상장 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리더로서는 부담"이라며 "다만 현재 대형 백화점들의 매출액 대비 시가총액 등을 비교하면 적정 수준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김동선 본부장이 향후 유통사업을 온전히 취하기 위해선 ㈜한화 지분을 매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각 사업별 주력 회사들이 모두 ㈜한화의 지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3월 기준 사업별 중심 회사인 한화솔루션 지분 36.1%, 한화생명 43.24%, 한화갤러리아 37.71% 들고 있는 최대주주다.

19일 종가 기준  김동선 본부장의 ㈜한화 지분가치는 462억원이고, ㈜한화가 보유한 한화갤러리아 지분가치는 1230억원이다. 다시 말해 김 본부장이 ㈜한화 지분을 늘린 후 주식 스왑 방식으로 한화갤러리아 지분을 취득하는 게 향후 지배구조 개편 때 뒷말 없이 유통 분야를 떼어올 수 있단 것이 일각의 시각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김동선 본부장이 책임경영을 위해 최근 한화갤러리아 주식을 매입하긴 했지만 0.1% 수준이다"며 "김 본부장 입장에선 향후 경영승계를 위해 ㈜한화 지분을 매수하는게 더 이득이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영분리 시점에 ㈜한화 지분율이 낮다면 온전히 유통사업 부분을 들고 나오는 건 어려워 보인다"며 "최소 한화갤러리아 시총 만큼의 ㈜한화 지분을 들고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3월 인적분할로 한화갤러리아가 독립경영체제가 되면서 김동선 본부장이 기업 가치 제고와 책임 경영 강화를 위해 회사 주식을 매수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으로 책임 경영 실천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동선 본부장은 최근 취득한 한화갤러리아(0.1%) 외에도 ㈜한화 지분을 2.14% 보유 중이며, 한화에너지를 25%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