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경영 공백'을 겪고 있는 KT가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KT는 지난 3월 구현모 전 대표이사를 비롯해 주요 경영진이 줄줄이 사퇴하면서 사상 초유의 경영 공백 사태를 맞았다.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직무 대행을 맡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으나 경영 정상화를 향한 길은 멀기만 하다.

KT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조4437억원, 영업이익 4861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2.4% 감소했다. 별도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0.2% 증가한 4조6190억원, 영업이익은 9.7% 감소한 3881억원이다.

매출은 기대치에 근접했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KT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6조4389억원, 4996억원으로 전망한 바 있다.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열린 2023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1분기 반영된 마포 솔루션 센터 매각에 따른 1회성 이익 746억원에 대한 역기저 효과와 무선 단말에 대한 회계처리 관련 이익 감소분 500억원 등으로 1분기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1분기 부진이 경영 공백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며 2분기 실적 회복도 비관하고 있다. 최종 결정권자인 CEO가 없으면 경영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에서다.

김 CFO는 이와 관련해 "현재 상황을 극복하고 경영 체계를 조기 정상화하기 위해 대표이사 직무 대행과 주요 경영진으로 꾸려진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해 전사 경영과 사업 현안에 대해 집단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며 "비상경영위원회에서 고객 서비스, 마케팅, 네트워크 투자 등 의사결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배구조 문제와 별개로 경영과 사업 펀더멘털에 이상이 없으며, 기존 수립한 경영 계획에 따라 사업과 전략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외부에서 KT클라우드 자본 유치도 CEO 부재 상태에서 의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비상경영위원회에서 정상적 경영 활동을 통해 원활히 추진한 것이 하나의 예"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KT클라우드는 이날 IMM크레딧앤솔루션(ICS)으로부터 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기업가치 4조6000억원을 인정받았다. 

현재 KT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지배구조를 손보기 위해 사외이사 선임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달 17일 '뉴거버넌스 구축TF'를 구성하고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TF는 사외이사 선임 절차를 시작으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등 KT 지배구조 체계를 새롭게 구축할 계획이다.

김 CFO는 "시급한 절차로 사외이사 선임 절차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며 "6월 말 1차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사외이사 중심으로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빠르게 진행해 7월 말까지 대표이사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분기 이후 KT 별도와 그룹사 모두 성장과 수익성 사이의 균형을 이뤄 연간 이익이 전년 대비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새로운 이사회가 구성되고 대표이사가 선임되면 기존에 주저했던 정책에 대한 추진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